‘님 호칭’, ‘자율복장제’ 등 선진적인 기업 문화를 선도해 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금연·절주·문화생활 등의 내용을 담은 ‘문화기업 CJ人 Lifestyle’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연·절주·운동·겸허·품격·글로벌·트랜드·문화생활·리프레시’ 등 총 9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문화기업 CJ人 Lifestyle’은 문화를 만드는 기업의 직원으로서 필요한 생활자세를 갖추도록 회사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지원해주는 일은 이례적이다.

‘문화기업’이란 새로운 슬로건을 표방한 이 회장의 결심에 따라 CJ그룹은 지난 1일부터 남산 본사 및 CJ인재원, 식품 계열사가 입주해 있는 CJ제일제당센터, CJ푸드빌·CJ프레시웨이 각 매장을 금연빌딩으로 지정했다. 비단 사옥 뿐 아니라 사옥 반경 1km 이내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다. ‘사옥 반경 1km’ 지정은 금연 의지를 위한 상징적인 규제 범위다.

직원들의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 사내 식당에서 ‘금연 식단’을 제공하고, 금연 상담 서비스와 금연보조제를 지원하는 한편 금연침 시술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연 제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전 계열사 사옥으로 확대 시행된다.

금연 제도 외에도 ‘봐야지(Voyage)’제도가 마련된다. ‘봐야지(Voyage)’는 한 달에 100명씩 근무 성적이 우수한 직원을 선발해 뮤지컬·영화·공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관람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는 향후 그룹의 주요사업인 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트랜디한 문화감각과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시행 첫 달인 7월에는 세계적인 록 그룹 ‘라디오헤드’가 참가하는 ‘지산록페스티발’을, 11월에는 해외(미정)에서 공연되는 ’아시안 뮤직 어워드 MAMA’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해외 공연의 경우 항공·숙박권을 포함한 체류비(1인당 250만원 상당) 전액을 제공한다.

‘봐야지(Voyage)’제도 외에도 평소 1~2·3차로 이어지는 ‘음주회식’은 지양하고 영화·공연 등 문화 콘텐츠를 감상하는 회식 문화를 권장한다. ‘술 없는 회식’ 사례를 선정하는 사내 캠페인도 벌인다. 금연·절주 등 생활 습관 외에도 ‘겸허와 품격을 갖춘 글로벌 인재’와 같은 근무 자세도 제시했다.

이재현 회장은 “슬로건만 ‘문화기업’을 외쳐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먼저 문화기업에 맞는 회사 생활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기업에 걸맞은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해 나갈 때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상품과 서비스 역시 질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회장의 제안은 사업 영역 뿐 아니라 금연·절주·문화생활 등에서도 문화를 선도해나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겸허’ 역시 이 회장이 평소 가장 좋아하는 생활신조로 꼽는 덕목으로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항상 부족하다는 자세로 끊임없이 학습하고 더 높은 목표를 가지는 도전정신”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2000년 국내 최초로 수평적 호칭 제도인 ‘님 호칭’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타 기업들이 벤치마킹 하는가 하면 업무 효율성을 위한 ‘비즈니스 캐주얼’ 도입으로 젊고 합리적인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해 왔다. 2002년에는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사내 피트니스 센터를 오픈 하는 등 선진적인 기업 문화를 이뤄온 사례가 많아 이번 ‘문화기업 CJ人 Lifestyle’이 향후 타 기업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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