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회복 속...통화정책 정상화에 미리미리 대비 필요
캐나다 중앙은행발 테이퍼링 움직임...간과만 해선 안될 것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지난주엔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에서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40억 캐나다달러(약 3조5700억원) 규모인 채권 순매입 목표를 30억 캐나다달러로 줄이면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다고 밝힌 점 ▲그리고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면서도 금리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 통화정책 정상화(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정상적 정책으로 돌리려는 출구전략, 즉 테이퍼링) 신호를 캐나다 중앙은행이 내보낸 것은 여러모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음 날인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키로 하자 같은 날 유럽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시장이 안도한 것도 눈길을 끌긴 마찬가지였다. ECB 주변에서도 이번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테이퍼링 언급이 나올 수 있다며 한때 긴장했던 게 사실이다. ECB가 이번 회의에선 테이퍼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유럽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유럽의 경제 회복을 낙관한다"고 밝힌 점은 의미심장하다. ECB 또한 언제든 테이퍼링 이슈를 꺼내들 가능성이 다분한 것으로 시장 일각에선 바라보고 있다. ECB의 다음번 회의도 주목받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캐나다 중앙은행 홈페이지 캡처.
사진=캐나다 중앙은행 홈페이지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제롬 파월 의장 역시 틈날 때마다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도 코로나 백신접종 확대 속에 고용, 경제상황이 크게 호전될 가능성이 커 테이퍼링 이슈에서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이제 테이퍼링 이슈는 언제든 세계 금융시장에서 핵심 변동성 이슈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최근들어 일부 목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CNBC는 거의 매일 증시상황을 전달하면서 미국 국채금리 동향을 비중있게 다룬다. 가끔은 독일 국채금리 흐름도 함께 소개한다.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 고용 개선, 경제활동 재개 확대 속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실행까지 맞물리다보니 인플레이션 상승 이슈, 국채금리 상승 이슈는 이미 핵심 이슈로 부각돼 있는 상황이다.

아직도 뉴욕증시는 여전히 활황장세 속에 있다. 유럽증시도 마찬가지다. 한국증시도 그렇다. 돈이 워낙 많이 풀린 것이 증시를 계속 달구고 있다.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저효과를 크게 누리며 여러 기업 실적, 여러 경제 지표가 각국에서 호전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 증시를 고공에서 떠받치는 요인이다.

엊그제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들어 미국 펀드 투자자들이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 우려 속에 채권 대신 주식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금 미국에선 채권금리, 시장금리 상승을 계속 경계하고 있음을 대변하는 보도다. 시장금리가 먼저 껑충 올라버리면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를 계속 묶어두기 어려울 수 있다. 금리를 올리면 여러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코로나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엄청나게 뿌려댄 돈들이 그간 각국에서 각종 자산가격 급등 파티를 제공했다. 많은 투자자가 그 속에서 풍요함을 누렸고 일부는 지금도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돈 풍년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너무 많이 뿌려댄 돈, 언젠가는 공급을 줄이거나 회수해야 할 것이다. 캐나다가 벌써 그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금융시장 상황에 미리미리 대비는 해야 할 것 같다. 당국도, 투자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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