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달러 외화 유동성 동결 효과 기대
위안화가치 강세 이어지면 추가조치 나온다는 전망도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위안화가치 강세가 이어지자 중국 금융당국이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올리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금융기관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을 현행 5%에서 7%로 2%포인트 올려 위안화가치 절상 압력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관영 CCTV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달러당 6.3682위안을 기록해 5일 연속 환율이 내렸다(위안화가치 5일 연속 절상). 이날 위안화 환율은 중국 국유은행이 대량으로 달러를 매입하자 한때 오름세로 돌아섰다가 결국 달러당 6.3607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8년 5월 15일 이후 위안화 환율이 가장 낮은 것(위안화가치 절상)이다. 5월 한 달 동안 위안화가치는 1.74% 올라(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하락), 월간 기준으로는 반년 만에 위안화 가치가 가장 많이 올랐다.

사진=중국인민은행(PBC) 홈페이지 캡처.
사진=중국인민은행(PBC) 홈페이지 캡처.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인민은행은 이날 외환시장 폐장 15분 뒤 금융기관 외화 지준율을 2%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외화 지준율은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받은 달러 예금 중 의무적으로 인민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것을 올리면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맡기는 외화 예금이 많아져 시중 외화 유동성이 줄면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4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화예금은 1조 달러로 이번에 지준율을 2% 포인트 올리면서 200억 달러 외화 유동성을 동결하는 셈이라고 해당 매체는 분석했다.

중은증권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관타오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지나치게 가파른 위안화가치 절상(달러-위안 환율 하락)을 인민은행이 더 이상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광다은행 홍콩지점 자금업무 담당 옌젠원은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치 강세가 계속 이어지자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며 "이번 조치로 일단 위안화가치 강세의 급한 불은 껐지만 계속 위안화가치 강세가 이어진다면 또 다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