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 바탕, 풍부한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
종전 인수합병 적극 추진 전략에서 다소 벗어나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거대 IT기업들은 다음 인수 상대가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가 진단했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아마존닷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5개사의 보유자금 합계는 6000억 달러 안팎에 이른다. 매출액도 과거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각 회사에 모처럼 벌어들이는 자금을 유효 적절하게 활용해 주었으면 하는 것을 강하게 바라고 있다. 단지, 그 중 하나가 자사주 매입의 확대가 기존 예정된 노선은 아닌가 하고 이 매체는 평가하고 있다. 

알파벳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분기 매출은 온라인 광고수입이 급증한 덕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6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액은 21% 증가한 460억 달러, 애플도 36% 증가한 810억 달러였다.

이런 기록적인 매출액으로 인해 회사마다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유자금은 약 1300억 달러로 사진 공유 운영회사 스냅의 시가총액을 웃돈다. 애플은 현금과 시장성(즉시 매매가 가능한) 증권 보유액이 1940억 달러로 더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뉴욕 오피스. /사진=AP, 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뉴욕 오피스. /사진=AP, 뉴시스

각사는 지금까지 보유자금을 구사한 인수합병 매수 전략으로 성장을 계속해 왔다. 그런데 지금 그것은 위험한 선택지가 됐다고 이 매체는 제시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인 리나 칸이고는 IT업계에 비판적이며,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사법부의 반트러스트(독점금지법) 담당 부문 책임자로 구글의 숙적인 조너선 캔터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특히 애플이 종전에 그랬듯이 신흥기업 인수에서조차 매서운 감시의 눈초리가 쏟아질지도 모른다고 이 매체는 우려했다.

보유 자금의 다른 투자처로서 적극적인 인재 채용을 들 수 있다. 알파벳은 지난해 2만 명을 추가 고용하는 계획을 보류했다. 계획을 예정대로 실행하면 기업의 급여 데이터 등을 수집, 분석하는 페이스케일의 데이터를 토대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균 급여를 12만 달러로 계산하면 연간 24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1360억 달러의 보유자금을 가진 알파벳에 있어서, 이것은 거의 영향이 주지 않고 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신규 채용 노력은 더 많은 대가를 가져다 줄 것이다. 거대 IT기업에 있어서 이미 연구 개발의 우선순위는 높은 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남겨진 자금의 흐름처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주주 환원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나머지 3개사는 자사주 매입에 전념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2019년 승인된 4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거의 완료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해 7월 28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방침을 세웠고 애플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500억 달러 더 늘렸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으로 과도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알파벳 주식의 지난 1년간 상승률은 72%로 S&P 500 지수의 37%보다 훨씬 크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고 있으며, 애플의 쿡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각사 경영진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금 활용 수단은 몇 안 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