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들 '민생' 절박한데...올림픽 성적 등 스포츠 산업인들 영향 없겠나
10~20대들은 도쿄서 기대이상 활약...청년들 미래 보장할 대책 세워야
취업절벽, 결혼절벽, 출산절벽, 인구절벽 막아야 스포츠 산업도 지속가능

지난 8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한국은 금메달 6, 은메달 4, 동메달 10개로 메달 순위 16위다. 금메달 7개 이상, 톱10 진입 목표는 실패했다. 양궁 금메달 4개를 빼면 전체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청년 일자리 절벽, 결혼 절벽, 출산 절벽, 인구 절벽 속에 한국 젊은 층의 설자리가 취약해 지는 상황에서의 국가 스포츠 경쟁력 약화 우려는 그 심각성을 더해준다. 그나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0~20대 우리의 자랑스런 젊은 선수들이 도쿄 올림픽에서 보여준 기대 이상의 맹활약과 투지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시름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선물했다.  

한국에서 스포츠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1990년대 말 한국이 외환위기, 국가 부도위기를 맞았을 때, 박세리 선수의 골프가 세계 여자골프 정상에 우뚝 서며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었듯이 스포츠는 그 시대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일 때가 많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4강에 들면서 기적을 만들었을 때 온 국민은 함성을 지르며 하나로 뭉쳤고 활력을 되찾았다.

지금 많은 한국인은 시름이 깊다.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 폭등, 전세난 심화, 취업난,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민생이 어려운 이때 올림픽 성적 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점은 일견 아쉽다.

특히 종주국 태권도가 21년 만에 금메달 없이 끝난 점, 한때 메달밭이었던 유도의 부진, 야구 등 일부 구기 종목을 둘러싼 뒷말 등은 우리의 스포츠 위상이 예전만 못해 졌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간 한국의 스포츠계, 스포츠 산업을 뒤돌아 본다. 일부 체육인 폭력 사태, 스포츠계 성추행 이슈, 프로야구계 일부의 방역수칙 위반 의혹 등 여러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국민 분노를 자아냈다.

스포츠 산업은 그 나라의 국가수준, 국력, 경제력을 대변할 때가 많다. 또한 국민간 이념 및 지역갈등, 편 가르기 대결을 청산하며 화합하고 포용할 때 국가 경쟁력, 국가 경제, 스포츠 산업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 선수가 해외에 나가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때 축전 보내는 일에 익숙한 한국이다. 하지만 한국의 스포츠 경쟁력이 왜 흔들리고 있고 그것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함께 되새겨야 할 때라고 본다. 스포츠 역시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나마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10~20대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메달은 못 땄지만 아시아 최고의 실력을 입증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여준 높이뛰기의 우상혁, 수영의 황선우 등은 한국인들에게 벅찬 감동을 안겼다. 근대 5종에서 한국에게 처음 메달을 안겨 준 전웅태, 여자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 한국체조 역사상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남자 기계체조 신재환, 양궁 금메달 대량 수확 주인공들인 '신궁' 안산과 김제덕 등 우리 젊은 선수들의 대활약 또한 한국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이들 젊은이의 굳건한 활약이 없었다면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위상은 결과보다 더 낮아졌을 것이다.

이제 말로만 청년, MZ 세대 외치지 말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지부터 생각해야 할 때다. 청년 일자리 창출, 공정한 경쟁의 장 마련, 비인기종목 지원, 집값안정을 통한 청년 민생 안정 등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이 다급하다. 그래야 결혼절벽, 출산절벽, 인구절벽 극복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 한국 스포츠산업의 미래를 지속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쿄 올림픽에서의 10대, 20대들의 기대 이상 활약에 박수를 보내며 한국 정치권, 한국 정부, 한국 기업들, 그리고 한국의 국민들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세대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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