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고급매장 속속 철수,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상황 악화
2분기 공실률 39%, 맨해튼서 가장 높아...빈 점포 속출

사진=Downtown Madison 페이스북 캡처.
사진=Downtown Madison 페이스북 캡처.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고급 쇼핑거리로 유명하던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거리가 점포 공실률 상승으로 옛 영광을 잃어가고 있다.

뉴욕시 맨해튼에서는 사무실로 복귀하거나 친구들과 모이기 전에 새로 옷을 장만하려는 쇼핑객들로 붐볐던 거리이자, 소매 매장이 늘어선 매디슨 거리가 최근 코로나19 여파 장기화 속에 경기회복 움직임에서 낙오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위성영상 분석을 하는 오비탈인사이트의 추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초순 관측된 매디슨 57번가에서 72번가의 보행자 통행량은 2019년 수준의 겨우 71%에 그쳤다. 오히려 한 블록 떨어진 북쪽 지역 5번 애비뉴와 맨해튼 다운타운인 소호지역의 고객 방문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앞지르고 있다.

맨해튼 내 세 곳의 번화가들은 그동안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거리에 즐비한 고급 디자이너 부티크와 고급 매장은 현지 뉴요커와 전 세계 여행객들을 똑같이 사로잡았다. 최근 몇 년간은 전자상거래의 대두로 거의 모든 상업 지구가 곤경에 처해 왔지만, 매디슨 거리는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책의 활동 제한 조치는 이 같은 사양화를 가속화시키면서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다.

얼마 전 파산한 바니스 뉴욕이 점포를 운영했던 매디슨 거리는 과거 수십 년 간 세련된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점포의 공실률이 맨해튼에서 가장 높아 쇼핑객에게는 '윈도 쇼핑'도 쉽지 않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매디슨 거리가 고전하고 있는 한 요인은 '트렌디한 곳에 가고 싶은' 젊은이를 불러들이는 매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개발회사인 워튼 프로퍼티의 한 전문가는 이 매체에 지적했다.

주말에는 매디슨 거리의 미술관에 나가기보다 친구들과 브런치를 먹으러 소호에 갈 것이라며, 부모나 조부모가 사는 곳이 업타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소호의 보행자 통행량은 7월 초순 이후, 2019년의 수준을 웃도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서비스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매디슨 거리의 점포 공실률은 지난 2분기에 39%로 맨해튼에서 가장 높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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