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1개 규모 주택 평균 임대료 330만원...2014년 이후 처음 샌프란시스코 제쳐
샌프란시스코, IT 회사 중심 재택근무 확산...상대적으로 회복 더딘 편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뉴욕시가 미국 내 가장 임대료가 비싼 도시로 군림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추월했다고 부동산정보회사 점퍼(Zumper)가 밝혔다.

뉴욕시의 방 1개 규모 주택이 이번 달 평균 2810달러(약 330만원) 시세를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의 2800달러보다 약간 많았다. 사소한 차이지만, 물론 큰 변화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더리얼딜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의 저자인 제프 앤드류스는 "이는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미디어에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점퍼가 2014년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이후 미국 최고 주택 임대료를 유지해 왔다. 샌프란시스코가 기술회사를 유치하고, 당시 고액 임금을 받은 직원들이 2010년대 내내 호화로운 생활 공간에 쓰면서, 임대료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올랐다.

2019년 초에 샌프란시스코의 방 1개 규모 주택 임대료는 뉴욕보다 800달러 이상 높았다.

그 후 코로나19 확산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된 방향들을 역전시켰다. 임대료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뉴욕을 강타한 코로나 펀치는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중심지인 베이 에어리어 만큼이나 강력했다.

2019년 초 샌프란시스코의 침실 1개 주택 임대료가 뉴욕보다 800달러 이상 높았지만, 뉴욕시의 임대료 상승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임대료 하락이 겹치면서 두 도시의 임대료 격차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2020년 1월에는 차이가 520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의 침실 1개 주택 임대료는 2020년 3월 대비 23.4%, 뉴욕은 17.5% 하락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1개 침실 임대료는 뉴욕보다 330달러 더 비쌌다.

뉴욕 맨해튼의 고급아파트 단지. /사진=곽용석 기자
뉴욕 맨해튼의 고급아파트 단지. /사진=곽용석 기자

올해 들어 이러한 임대료 궤적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출시로 대학생, 가족,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이번 '여름 동안 억눌린 욕구 폭발(핫 백스 서머 : hot vax summer)'로 인해 뉴욕 도심으로 돌아왔다. 집세는 수요에 따라 상승했으며 2020년 3월 평균치보다 40달러 이내 수준인 절정에 달했다고 점퍼는 밝혔다.

앤드류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재택 근무가 가능한 기술직 비중은 적절한 수준으로 여전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임대료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2800달러에 달하는 방 1개 규모 주택은 여전히 코로나 유행 이전 평균인 3500달러보다 20% 하락한 상태다.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죽었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주 부동산업체 렌트카페(RENTCaf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도시의 임대 시장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수요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더 젊은 층이며 이들은 사용 가능한 돈이 적다고 제시했다.

소위 Z세대 세입자들의 유입으로 임대료는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분위기는 아직 임대료를 상승세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앤드류스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당초 가을로 예정됐던 사무실 근무 회귀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가까운 미래에도 비교적 임대료 수준은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매체를 통해 "사무소를 갖기로 계획한 샌프란시스코의 기술 회사들은 직원들이 도시 밖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는 임대료가 오르는 것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 임대료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개사이트인 스트릿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맨해튼의 플랫아이론, 이스트 빌리지, 월가 금융지구, 노리타 뿐만 아니라 다운타운 브루클린, 베드퍼드-스타이베선트, 그린포인트 지역의 7월 임대료가 각각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3월 평균치를 상회했다.

스트릿이지 전문가 낸시 우는 보고서를 통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평가회사인 밀러 새뮤얼의 CEO 조나단 밀러는 "경기 둔화를 델타 변이 바이러스 상승의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코로나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강도는 다소 둔화되거나 완화되고 있다"면서 "시장은 여전히 빡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미디어에 피력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자금이 도시로 흘러들어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을에 대학을 다시 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샌프란시스코 지역 임대료도 다시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8월 샌프란시스코의 임대료는 7월 대비 2%포인트 이상 상승해 7월 2720달러에서 8월 2800달러로 올랐다고 점퍼는 제시했다.

즉, 뉴욕이 가장 최고 임대료 도시라는 명예가 단기간일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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