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관, 비싼 비용 · 까다로운 비자발급 등 원인 제시
독일 · 프랑스 · 네덜란드 대학들, 영어코스 확충도 '한몫'
브렉시트 여파...취업 문제 이슈 등 주목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영국 대학들이 유학생 쟁탈전에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영국 대학 관련 기관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비싼 비용과 비자 발급의 어려움, 마케팅 전략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 보도했다.

영국대학협회(UUK) 국제부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가 있지만 다른 나라 대학들이 입학지원 촉진에 열을 올리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대학들은 비용을 줄인 유학생을 위한 영어 코스를 확충하고 있다. 캐나다나 러시아, 중국, 터키 나라들을 목표로 하는 유학생도 급증하고 있다.

UUK는 장학금 확충 및 비자 취득비용 절감, 영국 유학 공동 홍보활동 실시를 주창하고 있다. 학업을 마친 뒤 영국에서 쉽게 취업하기 위한 조치도 요구했다. UUK 국제부의 한 담당자는 "과거 영국이 유학 인기 랭킹에서 1, 2위로 높았다"면서 "영국의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영국 런던 시내 언덕. /사진=AP, 뉴시스.
영국 런던 시내 언덕. /사진=AP, 뉴시스.

이 조사는 영국 유학에 세계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8%로 미국의 17% 다음으로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9~2020년 영국은 55만 명의 유학생을 받아들였지만 영국 정부는 국제교육 전략 차원에서 2030년까지 60만 명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자료에 의하면 2017~2018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인도 등 많은 유학생을 배출하고 있는 세계 상위 21개국 중 16개국에서 영국 유학처로서의 비율이 저하됐다.

유학 선호 3, 4위인 호주와 독일은 영국을 상회하며, 유학생이 늘고 있다. 다만 작년 코로나19 유행으로 유학이 거의 동결되기 이전부터, 호주는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왔던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수가 감소하고 있다.

영국의 대학 입학지원을 일괄 관리하는 기관인 UCAS가 지난 7월에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6월 30일 마감까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제출된 유학 입학지원 건수는 2만 8400건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다만 EU국가 이외로부터의 유학 신청이 10만 2000건으로 14% 증가해 이를 상쇄했다. 

옥스퍼드대 이민조사연구소의 한 연구자는 "이 흐름이 EU 학생들에게 영국 유학의 매력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사람 이동 자유가 끝나면서, EU유학생들의 등록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에 제시했다.

그는 EU 이외로부터의 유학생의 증가는 2017년에 시작된 장기 추세를 계속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후의 비자 개혁으로 국외 유학생에게 수료 후 2년간의 취업을 인정한 것도 크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고등교육학과의 한 교수는 "영국 유학에 대한 수요는 안정적이다. (영국은) 영어에 의한 고등교육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다른 서유럽 제국에서는 대항할 수 없는 강점이 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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