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사 비정규직, 1년새 21만명이나 감소
2년 연속 감소 추세...정규직 감소는 1만명 그쳐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기업들의 비정규직 사원 감소가 정규직 대비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기업들이 작년도에 아르바이트나 계약사원 등의 비정규 사원들을 약 21만 명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로 인한 휴업과 공장 가동률 저하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반해 정규직원은 1만 명 남짓 감소하는 데 그쳐 대조를 보였다. 조건이 약한 근로자에게 다시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등 경력 축적을 지원하는 대책이 요구된다고 매체는 제시했다.

이 매체가 일본 상장기업 유가증권보고서를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년도와 비교할 수 있었던 2543개사(상장 자회사 및 변칙 결산 제외, 상장기업 전체 약 65%)의 비정규직 종업원 수는 전년도 대비 총 21만 5953명(5%) 줄었다.

비정규 종업원은 데이터가 잡히는 2010년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해 왔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도에 1만 3122명(0.3%) 감소로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작년도 정규사원 수는 1만 4825명(0.1%)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36개 업종 중 30개 업종에서 줄었다.

전체 업종 중 감소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서비스업 8만 3313명이었고 감소율은 8.5%였다. 철도, 버스업계가 1만 2540명(7.4%) 줄었다. 소매업은 1만 5725명(1.6%) 감소했다. 비상사태 선언 등에 따른 외출 자숙의 영향을 받은 업종이 눈에 띈다.

일본 도쿄 시내.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시내. /사진=AP, 뉴시스.

기업마다 정의가 다른 경우도 있어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도쿄 디즈니리조트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는 휴원이나 입장객 수 제한이 길어지면서 비정규 종업원이 9440명(53%)이나 감소했다. 점포 휴업과 시간 단축 영업 등으로 패밀리 레스트랑 프랜차이즈인 스카이라크홀딩스는 7748명(18.4%) 줄었다. 기업에 따라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쪼개는 등 반드시 실제 인원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이 매체는 제시했다.

제조업에서도 크게 줄었다. 자동차업계는 2만 8018명(9.1%) 감소했다. 도요타자동차는 기간 근로자 채용을 중지한 영향 등으로 6587명(7.6%)이 줄었다. 기계업(1만 4101명, 13.8%)과 전기기기업(1만 2215명, 6.8%)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긴급사태 선언이나 수요 감소에의 대응 등으로 비정규 종업원 감소는 상장기업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 국내 세대를 대상으로 한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에 의하면, 작년도 비정규직 평균 취업자수는 2066만 명으로 전년도 대비 97만 명(4.5%)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고용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56만 명 늘어난 6711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의 6733만 명(2019년도 평균) 수준에는 아직 뒤떨어지지만 4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도매업, 소매업 및 정보통신업의 성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 접종 희망자에게 백신이 확산되면서 단계적으로 행동 제한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미 외식이나 여행 등 그동안 타격을 입었던 업체들은 2회 접종자에 대한 우대서비스를 검토하는 등 고객 유치 준비에 들어갔다.

일본 정보통신 조사분석기업인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스의 한 전문가는 "향후는 비정규 종업원의 경력 증진을 지원하는 조성금의 확충 등, 정책 후원으로 대우의 차이를 줄이는 대처가 중요하다"면서 "비정규직의 타지점 배치 지원 등도 유효할 것"이라고 이 매체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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