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 닛산, 상반기 이익증가 1, 2위 차지
철강 · 해운사 등 실적 호전...전력 · 건설 등은 실적 부진
소프트뱅크 그룹, 이익 감소 1위 '불명예'...소니 등도 줄어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기업 중에서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빠르게 실적을 회복한 기업은 어디일까. 일본 주요 기업의 올해 상반기(2021년 4~9월) 최종 손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액 랭킹을 조사한 결과, 상위에는 도요타자동차 등 자동차 기업 이외에 해운, 상사 등이 줄을 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제시했다.

급격한 수요 증가에 따른 원료와 서비스 가격 급등으로 혜택을 본 기업이 눈에 띄었다. 반면 비용 상승으로 이익 하락 요인이 된 전력이나 건설사 실적은 악화됐다.

일본 도쿄증권 1부 상장기업(변칙 결산, 금융 제외)을 대상으로 이 신문사가 집계한 결과, 이익 증가액 1위는 도요타자동차(8951억 엔)였고, 2위는 닛산자동차(4986억 엔)로 자동차 메이커가 나란히 상위에 올랐다. 도요타자동차는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한 발 앞서 수요가 회복된 구미 시장 판매 확대, 다목적 스포츠차(SUV) 등 채산성 있는 상품 비율을 높인 독자적인 판매 전략 등이 실적을 이끌었다.

자동차 각 사가 엔화가치 약세에 더해 판매점에 지불하는 장려금(인센티브)이 줄어든 것도 이익 확대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 반도체 부족 등을 배경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판매가 회복한 것으로 시중 재고가 부족했기에, 인센티브 증가를 억제할 수 있었다.

일본 요코하마 항구의 수출 차량. /사진=AP, 뉴시스.
일본 요코하마 항구의 수출 차량. /사진=AP, 뉴시스.

자동차, 전기 등 제조업 수요가 급속히 확대된 가운데 시황 개선과 자원가격 급등이 철강, 해운 실적도 끌어올렸다. 일본제철은 공급 제한도 불사하는 강한 자세 속에 가격인상 추진으로 수익이 개선됐다.

일본우선, 상선미쓰이, 가와사키기선 등 해운 3사도 나란히 상위권에 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잉여를 보이던 운항 선박을 줄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화물 이동 급증이 겹쳐 운임이 상승했다. 향후 전망도 강해, 일본우선의 한 임원은 "(내년 2월) 중국 춘절까지는 컨테이너선 혼잡 상황은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에 상황을 제시했다.

무역 회사인 스미토모상사,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이토추 등 4사 합계 이익증가액도 1조 엔을 넘었다. 상사는 과거 자원 가격 하락시에 거액 손실을 계상하고 있던 반성으로 비자원 분야를 강화하고 있었지만, 최근 철광석이나 구리, 석탄 등 폭넓게 자원 가격이 상승하는 '자원 버블'의 혜택을 받았다.

반면 자원 가격 급등이 부담스러운 업종도 있다. 이익감소액 랭킹 상위로 '중부전력'이나 도쿄전력홀딩스 등 전력 대기업이 줄을 이었다. 전력 각 사는 연료비 변동분을 전력 요금에 반영시키기 위해 장기적으로 보면 실적 영향은 엷어지는 상태이지만, 연료의 상승 국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압박을 받게 된다. 건설회사인 오바야시구미도 건축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혜택을 보지 못했다.

이익 감소액 1위는 소프트뱅크그룹(SBG)으로 1조 5196억 엔 줄었다. 계열사인 비전펀드가 투자한 중국 기업 등 주가 하락이 영향을 주었다. 닌텐도는 신형기 발매를 앞두고 있어 게임기기 판매가 감소했다. 소니그룹은 세 부담 경감이 없어진 점, '석유자원개발'은 자회사 주식 매각손 등 특수 요인이 각각 이익을 끌어내렸다.

2021년 4~9월기에 도쿄증권 1부 상장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총액 랭킹은 도요타자동차가 전년 동기 3위에서 선두로 올랐다. 전년 동기에 1위, 2위였던 소프트뱅크그룹과 소니그룹이 이익 감소를 보이면서 4위, 8위로 각각 순위가 떨어졌다.

대기업 상사에서는 이토추상사에 가세해 미츠이물산, 미츠비시상사가 새롭게 10위 이내에 들었다. 5위에 오른 일본우선은 증가액에서도 4위에 들며, 전년 85위에서 크게 올랐다.

통신회사인 NTT와 KDDI는 안정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는 통신업 사업구조로 전년에 이어 상위를 유지했지만 순위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 NTT는 NTT도코모의 완전 자회사 화가 이익을 끌어올린 한편, KDDI는 저가격 상품 투입 영향이 발목을 잡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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