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내년 1분기에 상장할 것이란 소식에 주요 주주인 KCC가 지난 3일 66만원을 찍으며 과연 얼마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7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69만3000원)를 넘어서 70만원대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하면 17%의 지분을 소유한 KCC는 최소 4000억원 정도의 평가차익이 기대된다.  여기에 본업인 건축자재업도 하반기엔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양수겸장(兩手兼將)의 형세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CC는 전날보다 6만5000원(10.92%) 오른 6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KCC는 비상장 상태인 에버랜드 지분 17%를 2년여 전부터 보유해온 2대 주주다.

이런 이유로 시장 일각에서는 에버랜드 상장 최대 수혜주로 KCC를 꼽기도 한다.  KCC는 2012년 1월 삼성카드로부터 에버랜드 지분 42만5000주(17%)를 주당 182만원, 총 7739억원에 사들였다.   

삼성에버랜드가 내년 1분기 상장을 하면 시가총액이 7조~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7조원만 된다고 해도 주당 270만~280만원 수준으로 KCC는 4000억원대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거두게 된다.  이는 KCC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 2490억원의 두 배에 이르고 2012년 446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KCC는 자체 사업 이익도 증가 추세에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8.6% 늘어난 7763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증권가는 점치고 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내 주택 입주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9.5% 증가하면서 건자재 부문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도료와 기타 사업부문도 국내 조선사들의 상선 건조 급증과 홈씨씨 사업 이익 턴어라운드로 하반기에 높은 이익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양수겸장의 분위기에 힘입어 KCC 주가는 지난해 6월 33만원 수준에서 올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60만원대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김 연구원은 "내년부터 `건축물 에너지 성능 개선 방안`이 시행되면서 건자재 수요가 늘어나고 장기 유가 하락에 원가율 개선도 전망된다"면서 "KCC는 중장기 영업이익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창호재 및 내외장재에 대한 에너지 효율성 제고 노력이 정책적으로 강화되고 노후주택 개량 등으로 국내 최대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KCC의 수혜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투자증권은 KCC의 2014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73만원으로 높인 상태다.  

그러나 KCC의 앞날이 밝은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KCC는 KCC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달 실시할 예정인 1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어서 부담이 예상된다.

KCC는 KCC건설의 지분 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유상증자 참여 결정으로 500억원 정도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여기에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로 KCC건설의 앞날이 불투명해 평가차손의 가능성도 있다. 

KCC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517억원 영업적자와 14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CC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등 매도 가능한 주식들의 평가손실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KCC는 에버랜드 외에도 상장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런 주식들의 평가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  실제로 KCC는 올해 1분기 664억4888만원의 매도가능 금융자산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영업이익 6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KCC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비롯해 KCC건설(36.03%), 현대중공업(3.11%), 현대차(0.32%), 현대산업개발(2.50%), 현대상사(12%), 벽산(7.29%),  한라(11.66%) 등의 주식을 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가가 하락한 탓에 평가손실이 1088억원에 달해 현대차,  현대산업개발, 한라, 벽산 등이 평가이익을 냈지만 평가손실이 훨씬 더 큰 편이다.

한편 3일 현대글로비스와 SK C&C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지분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종목도 지배구조 개편 전망에 상승 마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6.72%,  SK C&C는 3.9% 올랐다.

삼성그룹발 지배구조 재편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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