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오늘, 많은 경제 불확실과 실망들 속에서 신음
이럴 때 국민들만이라도 서로 격려, 위로하는 연말 됐으면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대한민국의 오늘은 어떤가.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많은 실망과 불확실에 휩싸여 있다. 

많은 국민이 지쳐가는 상황에 오미크론까지 덮치면서 코로나 위기는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당국은 3차 백신 접종을 강조하는데 오미크론 확진자 중엔 3차 접종자도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병원 못 찾아 응급실 바닥서 투석 받아야 할 판이라는 뉴스, 위증증은 늘어나는데 병상 확보는 더디다는 뉴스도 나온다. 오락가락 방역 정책 논란 속에 일상회복은 다시 멈췄고, 많은 자영업자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쉰다"는 보도도 현재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중국이 한국의 K방역을 조롱한다는 뉴스를 보고서는 '저런 나라와 이웃하고 있다'는 게 화가 나기도 한다. "100만원 필요 없으니 자유 침해하지 말라"는 댓글도 목격된다. 백신 피해 유족들의 호소도 눈물샘을 자극한다.   

경제 상황도 좌불안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한국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7%나 치솟았다. 10년 만의 최대 폭 상승이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닥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데 주택담보대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변동금리 오름세도 최근 심상치 않다고 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710~5.060%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5%를 웃도는 일까지 벌어진다. 내년엔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코로나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를 굳건히 지켜주던 대기업들의 상황도 심상찮다. 최근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 대기업의 49.5%가 내년 투자계획 아직 없거나 미정이라고 전한다. KDI나 한국경제연구원 등 알만한 연구기관들은 내년 설비투자가 올해의 8~9% 수준보다 훨씬 낮은 2~3%대 증가로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면 결국 우리 경제도 주춤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쏟아질 텐데 우리 기업들은 멈칫거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예측하기 힘든건 마찬가지다. 한쪽에선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점치고 일부에선 급락 가능성, 또는 하락 가능성을 내놓기도 한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부동산 정책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를 상황이다. 지금도 일부 정책방향을 놓고는 현 정부와 차기 대선 주자간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내년 3월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텐데, 정치판도 옥신각신이다. 지금쯤 정책대결이 한창이어야 할 텐데, 그래야 국민들이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을 텐데, 가족 검증 대결, 사과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대선 판에선 '가족 리스크'라는 단어가 부각된다. 후보 본인이 더 검증되고, 정책이 더 검증돼야 할 상황에서 가족 검증 대결로 양방이 충돌하는 모습이 더욱 짜증나고 역겹다. 일각에선 내편 의혹도 얽혀 있는데 다른 편 공격에 열중하는 사례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기자가 판단하기엔 이 또한 '내로남불'과 다름 아니라고 본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연말 쇄신인사를 단행하고, 내년엔 더 큰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고심하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일부의 기업만 분발한다고 해서 나라 상황이 안정되겠는가. 많은 국민이 심기일전하고, 화합하고, 서로 격려해야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텐데 대선 정국과 맞물려 한편에선 심한 진영 대결이 벌어지는 양상까지 나타난다. 적어도 기자가 보기엔 그렇다.     

민심은 어떤가. 영끌한 30대들, 부동산 불안에 금리불안까지 심각해졌다는 뉴스에 "30대만 그러겠나, 요즘 빚잔치 안하는 세대가 어디 있을까..."라는 댓글은 우리의 좌불안석 민생 현실을 한편에서 대변한다. 코로나 이슈와 관련해 "소상공인 문제 만이 아니다. 제대로된 치료나 진료도 못받는 국민들도 안타깝다"는 댓글 또한 우리의 현실이 어떤지를 말해준다. "방역 이랬다 저랬다 하지 말고 백신 피해자 보상도 제대로 해줘야 한다"는 댓글도 심금을 울린다. 교육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거나 못한 청년이 160만명에 이른다는 우리의 현실, 청년 일자리 질도 떨어졌다는 우리의 현실은 누가 치유할 것인가. 국민들이 '각자도생'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 이것이 대한민국의 민생이 처한 현실인가. 작금의 정치권 한쪽을 보면서 우리나라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에 어울리는 인물이 그렇게도 없는 것인가 되물어 본다. 어느 댓글의 지적처럼 AI정치인이라도 모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말에 개인적으로 공감도 해 보게 된다. 

기자가 보기엔 여러 불학실성과 실망들이 함께 누적되는 요즘이다. 오미크론까지 덮쳐 민생도 고단한데 국민들은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나. 결국 국민들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 대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몰린 것인가. 정작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참으로 설상가상의 불안 요인들이 엄습하는 요즘이다. 그래도 꼭 한마디 하고 싶은 건 이렇게 힘든 때일수록 국민들끼리만이라도 서로 아끼고 격려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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