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32건...코로나로 실적 나빠진 외식·여행 업종 많아
일본 정책투자은행, 우선주 관련 펀드 설립도 영향
코로나로 실적악화된 기업들 우선주 발행으로 재무 개선, 자금 조달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빌딩.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빌딩.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주식시장에서 우선주의 발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32건으로, 이미 작년 연간 건수(11건)를 크게 웃돌았다. 연간으로는 2005년(45건) 이후 16년 만에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악화된 외식이나 여행 등 업종에서 재무 개선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배당이나 잔여재산 등을 우선적으로 받을 권리가 있는 주식이다. 의결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그 대신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 투자금을 모으기가 쉽다.

우선주 발행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코로나19 사태로 자금 조달이나 재무 강화에 쫒긴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대책의 기업 지원책으로서 정부 관련 금융기관들이 우선주 인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음식 및 숙박 관련 기업의 우선주를 인수하는 500억 엔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 것도 발행 증가에 힘을 실어줬다.

외식산업 회사인 로얄홀딩스는 미즈호은행 등에 우선주를 발행해 60억 엔을 조달했다. 외출 자제 등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돼, 작년 자기자본 비율은 19.7%로 전 분기에 비해 약 30%포인트나 낮아졌다. 보통주 조달(약 100억 엔)과 조합해, 주당가치 하락을 억제하면서 재무 체질의 강화를 도모하는 목적이었다고 회사 측은 제시했다.

코로나19로 결혼식 연기나 중지가 잇따른 웨딩 대형기업(테이크 앤드 기브 니즈)도 농림중앙금고 등에 총 30억 엔의 우선주를 발행했다. 작년도 연결 결산은 162억 엔 적자(전년도 10억 엔 흑자)로 전락했다. 회사 측은 보유자금을 확보해 점포 재단장 등 설비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우선주 발행 건수는 역시 실적 악화 기업이 재무 개선으로 발행을 늘린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28건)을 웃돌았다. 다만 조달 금액은 올해 약 1400억 엔으로 작년(약 1940억 엔)을 밑돌고 있다.

최근 우선주를 발행한 컨설팅회사의 한 대표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이용함으로써 보통주에 비해 급격한 주가 하락을 회피하는 등 기존 주주에의 영향을 줄이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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