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풍경을 그린 것으로 여겨졌던 370여년전의 그림이 실제로는 해변에 떠오른 고래그림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미술 전문가가 그림 속 상황에 의구심을 품고 조사한 결과 드러난 사실이다.

미국의 과학전문 사이트인 라이브사이언스는 6일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1641년경에 헨드릭 안토니센이 네덜란드 해안을 그린 ‘셰베닝겐의 모래사장’에는 바닷가에 모여있는 사람들만 표현돼 있었다. 그러나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영국 캠브릿지대 피츠윌리엄 박물관의 미술보존 학도인 샨 쾅이 덧칠을 한 그림 밑에 있는 원래 고래의 모습을 찾아냈다. 고래 모습은 최소한 150년동안 숨겨져 온 것으로 추정된다.
 
 
쾅은 “겨울의 한적한 바닷가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며 “왜 그들이 거기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어떻든 일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쾅이 유채화의 통상적인 ‘바니시’처리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중에 수평선 근처에서 돛처럼 보이는 형태가 나타났다. 그녀가 계속해서 그림을 닦아내자 돛은 사실 고래 지느러미로 드러났다.
 
이 그림이 그려진 17세기에는 특히 고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로, 네덜란드 해안에서 고래들이 표류해 죽은 기록들이 존재한다고 박물관측은 설명했다.
 
피츠윌리엄 박물관은 1873년 이 그림을 기증받아 소장해 왔다. 고래 모습이 감춰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용된 물감을 분석한 결과 박물관이 그림을 받기 전인 18~19세기에 덧칠된 것으로 추정된다.
 
쾅은 “옛날에는 내부 장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그림을 변형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며 “고래 사체가 불쾌감을 주는 것으로 보였거나 감추는 것이 판매에 더 유리할 것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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