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 풀려 증시 상승, SPAC 상장 급증세 등이 영향
1995년 이후 최고치...공개 규모도 3158억 달러로 '사상최대'
상장 후 주가 상승률은 '지지부진'...평균 상승률 -2.5%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간판.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간판.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의 지난해 신규 주식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보였다. 2021년 신규 상장사 수는 전년대비 2배를 기록, 처음으로 1000개 사를 넘었다.

주가 상승세 외에 특별인수목적회사(SPAC)의 존재가 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2022년에도 기업 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유력 유니콘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고 매체는 제시했다.

미 금융정보 조사회사 딜로직에 의하면, 미국증시에서 작년 신규 상장사 수는 1007개 사로 조사 데이터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1995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상장 시 자금 조달액 합계는 전년대비 1.8배인 3158억 달러로, 이 분야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조달액 선두는 지난 11월에 미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흥 전기 자동차(EV) 메이커인 리비안 오토모티브로, 137억 달러에 이르렀다.

미국증시 활황이 비상장기업에 주식공개를 촉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융완화로 투자자들의 잉여자금이 생기면서, 특히 개인투자자의 위상이 커지고 기업공개(IPO) 종목을 적극적으로 매매하게 됐다. 한국의 대형 전자 상거래(EC) 회사인 쿠팡이 지난해 3월에 45억 달러를 조달한 것처럼 해외에서 미국 상장을 노리는 움직임도 계속됐다.

SPAC의 신규 상장이 급증한 것도 컸다. 작년은 613사의 SPAC가 상장을 완료해, 전년 대비 2.4배 증가했다. 동남아의 대형 배차서비스업체 그랩(Grab)은 12월 SPAC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상장기업 수의 감소가 오랫동안 문제였다. 미국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의하면 2000년 시점에서 약 5500사의 상장기업이 존재했다. 하지만 활발한 M&A(인수합병)로 신규 상장보다 퇴출 기업이 많은 시기가 이어졌다. 미공개 시장에서의 대형 자금 조달이 용이하게 되어, 창업으로부터 상장까지 기간도 증가했다. 2020년 시점 상장기업은 약 4000 사에 머무른다.

한편, 2021년은 상장 후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딜로직에 따르면 IPO 종목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2.5%였다. 2019년(88% 상승)이나 2020년(16% 상승)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FRB가 금융완화 축소에 나서, 투자자들이 적자 가능성이 있는 신생기업을 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 미국증시에 변화 움직임이 보일 경우 IPO 시장은 시련을 맞게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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