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삼성전자가 향후 고배당 정책을 실시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주주친화정책이 도입되면 지난 2013년 1월 4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158만4000원을 돌파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00선에 막혀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어 위쪽으로 명확하게 방향을 틀게 하는 구실을 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런 점에서 이달 말 결정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규모가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시장의 촉각을 모으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와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현금 실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비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장외주식인 삼성SDS,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해 거둬들이는 것 이외에도  삼성전자 등의 배당성향을 높이는 것을 꼽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을 모두 상속하려면 상속세 규모가 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그룹 내 배당 여력이 가장 큰 삼성전자를 최대한 활용해 실탄을 확보하고 동시에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도 늘려 지배구조를 튼튼히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지웅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순현금 보유 규모가 올해 말  67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 이후 주당 8만원 이상을 배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배당성향은 40%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3년 삼성전자는 배당성향  7%로 보통주 주당 1만43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5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높이고 158만원대에서 형성된 전고점을 올해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25일 124만7000원에서 지난 6월 5일엔 16.8% 오른 145만7000원에 마감했다. 올 초 스마트폰 실적 부진과 원화 강세 등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뒤 120만원대까지 밀렸다가 이내 회복한 것이다. 

'갤럭시S' 시리즈로 대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그렇게 밝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전자계열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배당성향을 높이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다면 여력이 있는 사업회사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아이엠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주사 전환을 완료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면서 "지주사로 전환하면 제조그룹 모회사 역할을 함과 동시에 배당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말 계열사인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원화값 상승과 스마트폰 판매 전망 악화를 이유로 영업이익 전망을 이전보다 8.9%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주주친화정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영업이익 전망에 근거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확인됐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실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에 실시할 중간배당이 향후 삼성전자 주가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올해 중간배당 규모를 확정한다.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은 6월 30일이고 7월 1일부터 14일까지 폐쇄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을 제외하고 5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반도체 설비 관련 대규모 투자가 없었던 지난해에는 기대 이하의 배당으로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이슈가 걸려 있어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중간배당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애널리스트는 "500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2000포인트 전후의 매매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중간배당에 거는 기대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규모가 액면가인 5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증권시장에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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