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섣부른 판단할 때 아닌 듯...대선 후 상황 봐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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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새해 들어서도 부동산 시장은 많은 국민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어느 한쪽에선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거나 일부 지역 집값이 떨어지는 걸 유난히 강조하기도 한다. 일부지역 전세 물건 늘고 일부 지역 전세가격 하락 흐름도 목격되는 게 빅뉴스로 부각되기도 한다. 일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 후보는 공급 크게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는다. 

부동산 시장?, 주춤해진 건 맞다.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고 본다. 그간 너무 가파르게 오른 데 대한 피로감일 수 있다. 아직은 한겨울 비수기적 현상일 수 있다. 대출 한도 규제, 대출금리 인상, 부동산 세금 인상 등 인위적 요인들로 억눌린 측면도 있다고 본다.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부동산 시장을 성급히 판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대선 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정책을 전개해 나갈 것인지에 우리 미래의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앞으로 어떤 부동산 정책이 새로 시행되든,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든, 변하지 않는 것은, 그간 부동산 때문에 악몽과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집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 전세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고 그로인해 민생 부담이 커진 사람들,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말만 믿고 기다렸다가 집값이 너무 치솟아 땅을 친 실수요자들, 집을 사지 않으면 더 불안해질 것 같아 이 빚 저 빚 다 끌어 모아 영끌해서 집 샀다가 대출금리 올라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 영끌해서 어렵게 집 장만했는데 집값이 떨어질 것 같아 좌불안석인 사람들, 지금은 폭등 기세가 꺾였지만 그간 너무 올라 여전히 집을 사기엔 벽이 너무 높아 엄두도 못내는 실수요자들, 은퇴한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금 걱정 등, 아직도 많은 사람은 부동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향후 정책 당국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터다. 

되돌아 본다. 누가 한국의 주거 상황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들었는가. 국민이 그랬는가. 일부 투기꾼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것인가. 저금리 때문에 집값 올랐다는 말만 할 것인가. 이제 와서 부동산 시장 상승세 좀 주춤해지거나 일부 꺾였다고 하면 사람들이 안도하는가. 그간 부동산 시장, 정책에 커다란 실망감을 안긴 주요 기관의 개혁은 제대로 마무리 됐는가. 대장동 사태 같은 것들은 특검도 없이 그냥 지나가는가. 부동산 정책에 이런 저런 실망을 안겨준 사람들에게 제대로된 책임은 물었는가. 여러 국민들의 지나간 부동산 고통, 현존하는 부동산 고통, 그들에겐 어떤 위로를 하고 그들의 상처는 누가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아직도 지속되는 부동산 난맥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 차기 부동산 정책을 짊어질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수두룩하다고 본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가 많이 커지고 성장했듯이 국민들이 과거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기대일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저런 규제로 낡은 아파트 새로 짓기 어렵게 만들고 낡은 주택 재개발 어렵게 만들었는가. 어느 주택이든 낡아서 살기 힘든 상황이 되면 다시 짓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집값 불안하다고 낡은 아파트, 낡은 주택 새로 짓기 어럽게 계속 거미줄 규제로 묶어 놓을 것인가. 앞으로 이런 규제들은 얼마나 완화될 것인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선이 끝나 봐야 알 것 같다.  

앞으로 국정을 이끌 사람들은 부동산을 비롯한 모든 정책은 국민을 보고 해야 할 터다. 국민들이 등 따뜻하고 생활고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터다. 많이 가진 사람이든, 적게 가진 사람이든 차별 없이 더 나아지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할 터다.

그런데 그간엔 이런저런 규제들이 하나 둘 쌓여 주택 공급 문제를 유발한 것 아닌가. 왜 서울 도심, 주요도시 도심에도 새로 공급할 수단이 있는데 왜 자꾸 다른 정책만 찾다가 이 지경이 되도록 했는가. 앞으로는 "국민이 불편한 곳이면 어디든 개선해 가며 국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펴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집 한 채 갖고 있는 사람 조차도 세금 무서워 벌벌 떨고 있는 그런 세상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부동산 민심?, 지금은 안정이니 뭐니, 상승기세가 꺾였느니 둔화됐느니 하며 '특정 일부 현상을 갖고 너무 많은 것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도 한편에선 많은 국민이 여전히 집, 주거 문제로 고민하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예컨대 집-주거 문제로 많은 빚을 낸 사람들은 여전히 대출금리, 대출규제의 두려움 속에 있다.  많은 국민은 높은 집값에 아직도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터다. 대선후 부동산 정책, 시장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부동산 시장이 잠시 겨울잠을 잔다고 해서 섣부른 판단을 성급하게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새 정부를 이끌겠다고 각오한 사람들은 지금부터 진짜 부동산 민심이 어떤 것인지 세심하게 파악해 국민들이 처한 상황과 니즈에 맞는 부동산 정책들을 차분히 가다듬어 시행했으면 한다. 적어도 기자가 판단하기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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