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련 공적 지원, 금융완화 등이 영향...작년 418건 그쳐
신용 위험 뒷전...경쟁력 낮은 회사도 자금조달 쉬워져
금리인상 땐 다시 인수합병 활발해질 가능성도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에서 부채 총액이 큰 기업들의 대형 부도가 감소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민간 집계 기준으로 2021년 418건으로 전년보다 35% 줄어 비교가능한 2001년 이후 최저치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코로나19에 의한 기업에의 타격을 완화하는 공적 지원이나 금융 완화가 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개별 기업이 안고 있는 신용 위험은 숨겨지면서, 경쟁력이 낮은 회사가 존속하고 있는 경향도 있다고 제시했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가 상장 기업 부채 200만 달러(약 24억 원) 이상, 비상장 기업 1000만 달러 이상의 부도 건수를 각각 집계했다. 호텔, 음식 및 소매점 등 소비자 관련이 가장 많아 전체 15%를 차지했다.

미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백화점인 벨크(Belk)는 작년 2월에 파산했다. 중서부 미네소타주의 여행 회사 칼슨 트래블은 같은 해 11월에 문을 닫았다. 2020년에는 렌터카 회사인 하츠 글로벌 홀딩스, 의류회사인 브룩스 브라더스, 백화점인 JC페니 같은 유명 기업들이 경영을 중단했지만 작년에는 유명 기업의 파산이 눈에 띄지 않았다.

미국 뉴욕주 맨해튼 시내 야경.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주 맨해튼 시내 야경. /사진=AP, 뉴시스.

중소기업이 대상에 포함된 통계를 봐도 부도 감소 경향은 뚜렷하다. 법률 관련 서비스회사인 에픽(Epiq)에 의하면, 작년 부도 건수는 전년 대비 30% 감소한 2만 2339건이었다. 최근에 최저치였던 2015년 약 3만 건을 크게 밑돌았다.

부도 감소 요인은 공적 지원과 금융 완화다. 미 법률회사의 한 전문가는 "정부가 폭넓게 업계를 지원한 것 외에, 자본시장에서는 방대한 완화 자금이 유입되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기 전이었다면 어려움을 겪었을 기업들도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2020년 12월에 시작한 코로나19 대책의 추가 지원으로, 종업원 급여 지불 보전 등으로 중소기업에 3250억 달러, 항공사 등 운수 업계에는 450억 달러의 지원 한도를 마련했다.

많은 기업은 부도 위험 저하로 은행 대출을 받기 쉬워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법인대출 부실채권비율은 작년 7~9월 평균 0.15%였다. 이는 2015년 1~3월 이래, 6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기후 변동이나 육아 지원에 1조7500만 달러를 지출하는 세출 및 세입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간판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지지하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정되지 않고, 가결 전망이 불투명하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말, 2022년 1~3월기 미국의 실질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FRB는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가속화시켜, 올해에는 3회 정도 금리 인상을 예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한 담당자는 "인간의 교류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업 시설이나 여행업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에 의한 경제 구조가 변화해 사업 모델 재검토를 요구받게 되면서, (기업 합병 등에 의한) 합리화 조정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다"고 매체를 통해 피력했다. 그는 또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저렴하게 자본을 제공하는 것이 소극적이 되면서, 재무제표의 근본적인 재구축이 필요한 기업도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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