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반전, 재료 반전 등을 통해 새 경쟁력 갖추는 곳 많아

▲ 청담이상 가로수길점

 

맨발로 뛰어다니면서 울부짖는 중년 여배우를 보여주고 "이것은 밖에 나가 아무거나 마시고 다니는 딸들의 밸런스 붕괴를 목격한 엄마의 마음입니다"라는 자막을 띄운다. 청정원이 내놨던 '홍초밸런스 워터' 광고의 한 장면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과 카피를 매칭시켜 허를 찌르는 이런 반전 광고는 사람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창업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정 관념을 깬 음식, 브랜드만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살아남는다. 짬뽕과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퓨전 짬뽕집들이 그렇다. 중식 메뉴인 짬뽕을 매장에서 직접 구워내는 피자와 매칭 시켰다.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메뉴 구성에 많은 이들이 성공 여부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지만 이제는 성공한 퓨전사례로 평가 받는다.

'반전 가격'을 내세운 곳도 환영 받는다. 재료, 음식 플레이팅, 인테리어 등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거나 비싸보이게 만드는 요소를 갖췄지만 실제 가격은 그보다 낮은 곳들이 이에 해당된다. 요즘 소비자들은 일상화된 외식 경험을 통해 대략적인 가격대를 쉽게 예상한다. 그런데 그 예상을 깨뜨릴 경우, 소비자의 반응은 더욱 크게 돌아온다.

타르트 전문카페 '레이어스'는 천연 바닐라빈을 넣어 만든 에그 타르트를 2000원대 가격으로 판매한다. 타르트 크기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세배 이상은 크다. 다른 타르트도 2000원대부터 4000원대까지로 책정되어 있다. 사실 타르트는 파이 반죽 안에 다양한 속재료를 채워 구워내는 고급 디저트다. 실제 개인 매장에서 파는 타르트의 경우 최고 8000원까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레이어스는 이와 반대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 

'와플킹'은 순수 우리 쌀가루를 활용한 '쌀로와플'로 재료의 반전을 꾀했다. 반죽 시 물 대신 우유를 사용하기도 한다. 보기에는 기존 와플과 똑같지만 반전이 있는 식감으로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다. 와플킹 쌀로와플은 기존 밀가루 와플보다 바삭하고 덜 눅눅해진다. 10가지 맛의 쌀로와플 메뉴를 1000원대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이자카야 '청담이상'의 경우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반대되는 중저가 메뉴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분위기는 고급 일식집의 느낌이지만 가격으로만 보면 일반 포차와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실제 청담이상 매장을 처음 방문한 소비자 중 상당수가 예상했던 것 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청담이상 매장은 전체적으로 재방문율이 높은 편이다. 

한방차 카페인 카페 '오가다'도 비슷한 경우다. 한방차의 건강함은 부각시키고, 고루한 느낌은 없애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와 음료 용기 등을 일반 카페처럼 꾸며 내놨다. 또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한방차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활용하기도 했다. 커피나 주스 메뉴와 비교해 덜 대중적인 한방차의 특성상,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어떤 맛인지 잘 모르거나 예상되지 않는 조합의 메뉴를 시킬 확률이 높다. 이때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을 선사해 만족도를 배로 올린 것이다. 

'반전 매력'은 더 이상 사람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 예상이 뒤집어는 순간을 목격한 이들은 앞으로도 그 대상에게 시선을 뺏길 수 밖에 없다. 고객의 시선과 발길을 잡아 끌어야 하는 외식 창업에서도 '반전'은 필요 덕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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