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관련한 숫자라면 대중들은 절대적으로 ‘2’를 떠올린다. 거의 전 부문에서 ‘부동의 2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위와 격차가 굳어지는 섭섭함도 있지만 3위의 눈에도 넘보기 힘든 산이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프로야구에서만 2대신 7의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기는 하다.

 
위와 아래 모두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란 뜻의 속어)’ 2위라는 방벽과 장벽을 동시에 지닌 LG의 눈에 ‘1위’는 어떻게 보일 것인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일 젊은이들을 모은 자리에서 모처럼 ‘1위’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LG그룹은 이날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의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온 400여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LG글로벌챌린저’시상식을 개최했다.
 
구본무 회장은 이 자리에 강유식 (주)LG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구 회장은 격려사에서 체조선수 양학선과 가수 싸이를 언급했다. “올해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딴 선수도 있었고, 한국 대중가요로 세계를 열광시킨 가수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세계최고’나 ‘일등’이라는 호칭은 막연히 기다리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며 “힘에 부치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것을 극복하고 꾸준히 노력할 때, 비로소 자격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2위의 지위를 지키면서 보수적 경영을 한다’는 세간의 그룹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발언이다.
 
최근 LG의 스마트폰 옵티머스가 국내외에서 비교적 선전하면서 모처럼 그룹 총수에게 새로운 활력을 심어줬을 법하다.
 
▲ 지난 2007년 12월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초청 경제인 간담회에서 구본무 LG회장(오른쪽)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구 회장은 청년들에게 “앞으로도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통해 생각의 힘을 기르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 견문을 넓히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인 젊은이들 가운데 훗날 LG와 1위 기업 사이의 장벽을 돌파해 줄 인재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3위와의 간격만 더 철벽으로 둘러치는 인재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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