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공연 장면

 

자살률 세계 1위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자살’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인터넷을 통해 자살 방법을 공유하고 함께 죽을 사람들을 모으는 자살 사이트가 한 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자살’을 주제로 한 블랙코미디 연극이다.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동반자살하다가 혼자만 살아난 ‘안락사’는 자살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한다. 샴푸를 잔뜩 먹고 입에서 비누방울 거품을 내뿜으며 죽는 ‘샴푸의 요정’, 엎드린 채로 특수 제작한 찹쌀떡을 먹어 목이 메이게 하는 ‘엎드려 떡먹기’ 등 색다른 자살 방법을 개발해 판매한다.

어느 날 ‘마돈나’라는 정체 불명의 여성과 그녀가 데려온 ‘바보레옹’이 자살을 하고 싶다며 안락사를 찾아온다. 그런데 둘의 행동이 무언가 수상하다. 마돈나와 바보레옹은 어떤 사정을 숨기고 있는 걸까?

<죽여주는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를 웃음을 통해 색다르게 전달한다. 세 명의 배우의 맛깔 나는 연기와 애드립으로 <죽여주는 이야기>의 공연장은 웃음이 끊이지 않지만 배우들의 대사 하나하나에는 속 깊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죽여주는 이야기>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이들의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세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기심으로 인해 빚어진 부조리를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자살 상품을 소개하는 안락사와 이를 호기심 있게 관찰하며 구매하려는 마돈나의 모습에는 사람의 죽음이 상품화되어가는 현실이 담겨있다. 

<죽여주는 이야기>에서는 관객이 직접 연극 속 캐릭터로 참여한다. 덕분에 삼형제 극장 앞은 매 공연마다 앞자리를 사수하려는 관객들로 바글거리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서울 대학로 삼형제 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으며, 공연 문의는 전화(02-6326-1333)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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