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곡물이지만 활용법 달리하고 '웰빙식품'으로 변화시켜야 성공

[초이스경제 이현경기자] 편한 친구인줄만 알았는데 차림새를 달리하니 설레는 이성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도 그렇다. 기존의 조리 방식에서 탈피한 ‘곡물’이 대중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외식 시장에서 최초의 이색 곡물 음식으로 유행을 탄 것은 바로 통밀빵•호밀빵 같은 건강빵이다. 이 빵들은 탈곡하지 않은 밀을 사용해 거친 식감과 거뭇한 색을 자랑한다. 재료 본연의 영양 파괴를 줄이고 방부제 사용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요소를 갖춘 것이다. 이들은 ‘빵은 속살이 하얗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제는 좋은 음식중 하나로 생각될 만큼 인정받고 있다. 이후 블랙푸드 열풍을 타고 검은콩 두유 등도 인기를 얻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곡물은 단연 콩가루다. 콩가루는 시장의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콩가루와 인절미를 올린 빙수는 요즘 어느 카페를 가도 만날 수 있다. 코리안디저트카페를 표방하는 설빙은 ‘인절미 빙수’와 찹쌀떡을 빵 사이에 넣고 구워 콩가루를 뿌려낸 ‘인절미 토스트’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빙수전문점 파시야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인절미토스트를 내놨다.

홍대에 문을 연 디저트 전문점 ‘소복’은 인절미 아이스 볼을 내놨다. 찹쌀떡을 넣어 둥글게 만든 아이스크림에 콩가루를 입혔다. 이와 함께 주력으로 삼는 메뉴가 쌀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곡물을 우유에 넣고 오랫동안 볶아 만든 곡물 아이스크림이다. 카페가 아닌 곳에서도 콩가루를 활용한 메뉴가 등장했다. 분식형 스파게티 전문점 까르보네는 최근 신메뉴로 인절미 피자를 내놨다. 까르보네 인절미 피자는 얇은 도우 위에 쫄깃한 떡과 콩가루, 아몬드 슬라이스, 치즈를 얹어 구워낸 메뉴다. 독특한 비쥬얼과 맛에 고객들이 몰린다는 소식이다.

▲와플킹 와플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와플도 있다. 와플킹은 국내산 쌀로 만든 쌀가루와 우유를 섞은 와플 반죽을 사용한다. 밀가루로 만든 와플과 비교해 텁텁한 느낌 없이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다양한 건강 재료를 토핑해 올린다. 본죽은 아예 쌀 대신 다양한 곡류를 사용한 오곡쇠고기죽을 출시했다. 찰현미, 찰수수, 찰흑미, 찹쌀, 멥쌀 총 5가지 곡물과 채소, 쇠고기를 넣은 죽이다.

색다른 곡물 활용법이 속속 등장하는 이유는 결국 한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건강함’이다. 정제 설탕과 시럽에 범벅이 된 통조림 과일 대신, 방부제가 들어갔을 지도 모르는 밀가루 대신, 콩가루와 쌀가루가 소비자 입맛을 잡는다. 몇 년 전부터 정제 설탕과 밀가루 등 ‘백색 가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섭취하면 할수록 신체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소비자 대부분이 알기 때문이다.

반면 상당 수의 콩과 잡곡은 비교적 풍부한 영양분을 자랑한다. 각종 무기질, 비타민, 단백질 등을 함유하는 것은 물론 식이섬유 등도 포함되어 있다. 재료 하나 하나의 맛이 강렬하지 않아 다른 재료와 어울리기도 쉽다. 이를 기존의 인기 메뉴에 활용하면 거부감 없이 ‘이색 건강 메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건강함은 업종과 시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화두다. 다만 트렌드는 언제나 변하고, 소비자의 니즈도 시시각각 바뀌기 마련이다. 외식 시장의 ‘곡물 활용법’은 이를 나타내는 현재의 트렌드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건강함’을 만들어나갈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와플킹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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