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슬기기자] 2014브라질 월드컵이 오는 9일과 10일 브라질대 독일, 네덜란드대 아르헨티나의 4강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선 유난히 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경쟁이 치열했다. 각 방송사는 2002년 4강신화를 달성한 국가대표들을 앞세워 시청률 전쟁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KBS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번 월드컵 중계 및 보도가 남긴 문제점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방영된 '미디어인사이드'에선 이번 월드컵중계방송을 집중 분석하고 개선해야할 점에 대해 지적했다.

방송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이 대거 편성된 것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상파3사가 월드컵중계나 하이라이트 장면을 제외하고도 '월드컵 특집'이라는 제목을 붙여 각각 20여편 안팎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했고 이 과정에서 정규프로그램은 결방되면서 일부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에선 차별화된 모습없이 연예인원정 응원단을 꾸려 방송내용을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시청자들로부터 “월드컵 시즌인 것을 감안해도 굳이 브라질에 미리가서 녹화를 진행하는 이유는 모르겠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한편 방송 3사는 이번 월드컵 예선 48경기 중 15경기를 같은 시간에 동시 중계해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박탈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월드컵 소식을 전한 방송과 신문의 보도태도도 지적됐다.

국민적 관심사가 월드컵에 쏠리는 시기임을 감안해도 한국경기가 있는 날이면 뉴스시간의 절반이나 최고 60% 분량이 월드컵 내용으로 채워지면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나 장관 후보자 검증 관련 보도비중이 축소됐다. 월드컵 관련 보도내용 또한 기술적 분석보다는 흥미위주나 자사의 월드컵 중계홍보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신문보도에서는 한국 축구 전반을 평가하기 보다는 경기 결과에 따라 극단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송해룡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스포츠 저널리즘의 문제점 중 하나가 범인을 찾아내는 것인데 어떤 실수가 이뤄지면 원인을 찾기보다 특정 선수, 감독의 책임을 밝히는 것에 치중된다”며 “유소년 축구문제나 구조,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중계 재송신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이번 월드컵에선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지상파와 이를 재송신하는 유료방송사업자들간에 재송신료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일부 모바일방송업체에선 월드컵관련 방송을 제공하지 못했다.

앞서 지상파 방송은 유료방송사와 체결한 재송신 계약에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은 별도 협의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월드컵 방송에 대한 별도의 비용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료방송사들은 "이미 재송신료는 내고 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비용을 또다시 지불하는 것은 중복지급이다"고 맞서고 있다.

FIFA 월드컵 중계권료 폭등과 SBS의 월드컵 독점중계 추진으로 우리나라 중계권료는 크게오른 상태다. 반면 광고수입은 이에 못미쳐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월드컵, 올림픽 등 국민관심행사와 관련한 재송신료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팀은 이날 방송분을 통해 "월드컵이 국민적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로인해 다른 관심사가 묻혀서는 안된다"며 "월드컵에도 승패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장기적인 스포츠 발전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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