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 우주선 '보이저 1호'...1년 뒤 '1광일'에 닿는다
NASA, 발사 49년 만인 내년 11월 15일 예상 259억km 도달...빛, 우주선까지 24시간 소요 명령 전달·응답 확인에 각각 하루 걸리는 셈 보이저 1·2호, 인류 역사상 최장 임무로 꼽혀
[초이스경제 고계연 기자] 이미 성간 공간에 가 있는 최초의 우주선이자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인공 물체인 보이저 1호가 새 이정표를 앞두고 있다. 현재 보이저 1호와 지구 사이 거리는 약 253억km로 태양과 지구 사이(1천문단위(AU), 약 1억5000만km)의 약 168배에 해당한다.
24일(현지시간)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호는 내년 11월 15일 지구로부터 '1광일(light day)' 거리에 도달하는 최초의 인류 제작 물체가 될 전망이다. 1광일은 빛이 24시간 이동하는 거리로, 태양계 단위인 AU보다 크고 성간 거리 단위인 광년(light year)보다 작은 범위를 측정할 때 쓰인다.
보이저 1호가 1광일 거리에 도달하는 것은 1977년 발사 이후 거의 50년 만이다. 보이저 1호는 빛의 속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느리지만, 수십 년 동안 초당 약 17.7km 속도로 항해해 왔다.
현재 우주선에 신호가 도달하는 데는 약 23시간 32분 35초가 걸리고 있으며, 약 1년 후 259억km까지 비행하면 24시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먼 거리에서는 통신이 매우 복잡해진다. NASA는 심우주통신망을 이용해 통신을 유지하지만 우주선으로 명령을 보내는 데 하루, 그 명령에 대한 확인 신호가 지구로 돌아오는 데 또 하루가 걸리는 셈이다.
보이저 1호와 2호 우주선은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획기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최신 스마트폰보다 약 300만 배 적은 메모리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작동하고 있어 경이롭다.
두 보이저는 176년에 한 번 발생하는 외행성들의 정렬 시기를 활용하기 위해 1977년에 우주여행에 나섰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기능하고 있으며, NASA 역사상 가장 오래 운영 중인 임무로 꼽힌다.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을 근접 비행한 후 성간 공간으로 향했다. 특히 유명한 과학자인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촬영된 '창백한 푸른 점' 이미지의 촬영을 담당하였으며, 이는 우리가 가진 지구의 가장 먼 이미지이다.
보이저 1호는 2012년에 성간 공간 경계를 통과했고, 보이저 2호는 2018년에 태양계의 바깥 경계를 지나갔다. 보이저 2호는 1호보다는 덜 멀리 갔지만, 현재 지구로부터 19.5광시(light-hour) 거리에 있다.
임무 엔지니어들은 보이저 1호가 기술적 문제를 겪지 않더라도, 우주선의 세 개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 발전기(RTG) 전원이 2030년 대에 고갈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보이저 1호가 그때 임무를 마치고 영면에 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