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낮의 여름더위가 쏟아지는데, 3미터는 돼 보이는 듯한 광고인형이 걸어갔다. 이 날씨에 그나마 다행히 사람이 인형털옷을 뒤집어 쓴 건 아니고, 인형을 높이 받쳐 들고 가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노동을 할 만한 날씨는 결코 아니었다.인형을 높이 받쳐 들고 가는 사람을 보고 요즘 젊은이들이 일 안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현실을 개탄했던 것을 잠시 반성했다.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일할 때가 된 아이들이 일을 안 하고 소일하고 있다는 집이 한 두 집이 아니다. 일자리도 부족하지만, 일하려는 의지 자체가 얼마나 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눈길을 끌기 충분하지만, 정말 별 의미 없는 뉴스가 있다.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 세 가지 가운데 하나에 대해 7일자로 1건의 수출을 허가했다.뭐든지 나서서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본이 한발 물러섰다고 법석을 떨지도 모를 얘기다. 이 정도는 아니어도 일본이 '숨 고르기'를 한다며 사태의 다소 진정을 내비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이런 얘기들에 일말의 타당성이라도 있으려면, 당초 일본이 수출규제를 할 때 지금과 같은 개별허가를 전혀 예측할 수 없었어야 한다.한마디로, 당초에 예상됐던 일이 진행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정치와 외교에서는 하나의 위기가 다른 위기의 해결책이 되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날 때가 있다. 위기가 겹치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위기를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순리대로 해결하다보면 저런 현상이 나타난다. 순리에 어긋난 행태를 지속한다면 물론 앞선 위기의 해결이 아니라 더 많은 다른 위기를 가져오게 된다.중국은 지금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더욱 격화돼 마침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한편으로 중국은 홍콩의 민주화시위로 인해 '하나의 중국' 내에서 또 다른 커다란 문제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의 시민운동은 살인도 불사하는 제국주의 침략과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뤄냈다. 독재자들의 역공에 또 다시 민주주의가 유린된 불행한 사태도 있었지만, 시민들은 그치지 않는 신심을 모아 거듭해서 불의를 몰아냈다. 그 과정에서 철저하게 비폭력을 일관했다는 점에서 인류사의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된다.1919년 3.1 운동, 1960년 4.19 혁명, 1987년 6월 항쟁, 2016년 박근혜 탄핵 요구시위가 이런 빛나는 역사의 자취다. 놀라운 역사의 전진과 함께 '혁명' 또는 '항쟁'의 엄중한 어휘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스포츠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어른세계의 승부를 가르치는 중요한 매개다. 드라마와 달리 스포츠는 각본이 없다. 예상 못한 상황을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장차 운동선수가 될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교훈이 된다.그런데 26일 한국을 다녀간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는 스포츠 팀으로서는 특이하게 이런 승부의 지혜보다 상거래에 대한 교훈을 남기고 떠났다. 자신들이 의도해서 남긴 교훈이 아니다. 이들의 처신이 운동보다 경제에 대한 반면교사를 남기고 떠났다.유벤투스는 이날 한국의 K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왔던 러시아 TU-95 폭격기의 사진을 찾아보면 옆에 다른 공군기가 붙어있는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영공까지 침범했던 A-50 조기경보통제기와 함께 나타났었다.두 비행기 가운데 덩치가 훨씬 큰 것이 TU-95다. 대부분의 경우 옆에 있는 다른 비행기는 러시아 공군기가 아니다.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 공군기들인데 하나같이 러시아와 군사적 동맹이라고는 할 수 없는 나라들이다. 타국의 영공이나 경계구역에 들어갔기 때문에 해당국 공군기가 경계에 나선 장면들이다.TU-9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이 세상의 일은 그 일을 하는 주역들조차 깨닫지 못하는 심오한 이유가 따로 있다. 그것을 역사적 배경이라고 한다.일본이 한국에 대해 반도체 제조 핵심제품 수출 규제를 발표한 건 이달 1일이다. 그보다 하루 전인 6월30일에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까지 몇 차례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과 또 다른 의미를 갖는 자리였다.일부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반도 화해 무드에 산통을 깨고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 바로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진정한 '극일'은 일본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그건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다.한국과 일본이 이웃나라로 지낸 건 인류역사만큼 오래된 일이다. 이 긴 시간 두 나라는 그 어느 쪽도 상대방을 영원히 제압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극일'이란 말의 본 뜻은 일본을 없애자는 말이 될 수 없다. 여기서의 '일'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의미한다.이 침략자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은 한국인을 비롯한 피침략국 민중들뿐만 아니다. 일본의 민중들 역시 제국주의자들의 정치적 야심에 소모품처럼 희생됐다.줄여서 표현을 '극일'로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간혹 가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뭔가 심사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 얘기의 행간에는 자신의 지적자부심이 담겨있다.이유를 살펴보면, '효과가 없다'와 '보기 흉하다'로 요약된다.'효과가 없다'는 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효과가 없으니 하지 말아야 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다. '효과가 없다'면 '나는 동참안한다'고 하면 그만일 일이다.효과가 있든 없든 왜 남이 하는 일까지 못하게 하나. 불매운동을 하면서 엔화환율을 200엔으로 폭등시키고 니케이225 지수를 반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에 대해 일본이 핵심부품 수출 규제에 나서자, 국내 일각에서 "미국의 중재를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어떻든 국가 간 갈등은 풀려고 더 많이 노력하는 쪽이 명분의 우위에 서게 된다. 지금까지 양국관계 조정의 큰 역할을 한 미국의 존재를 찾는 건 이런 점에서 일리가 있다.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다. 미국이 중재하러 나섰을 때 그 결과가 과연 한국에 유리할 것이냐다.최근 외신의 흐름에 비춰봤을 때, 제3국의 중재가 반드시 한국에 유리하다고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뜻밖의 경제돌발충격을 막기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밤중 집에 음식은 없고 사먹을 돈은 있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시내 유흥가로 알려진 동네를 가면 된다.돈 없는 서생이 무슨 돈이 있어 유흥가를 가느냐. 불후의 명곡인 '빈대떡 신사' 가사처럼 "한 푼 없는 건달이 요리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다.당연히 이 곳 술집은 들어가지도 못한다. 그러나 이런 동네는 밤새워 음식점이 장사를 한다. 찾아오는 이유는 이 음식점들에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추세에서 알아둘 만한 생활 요령가운데 하나다.차비를 좀 들여서라도(40분 간격 운행하는 심야버스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내 일본인 학우는 나와의 대화에서 일본의 군주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살짝 내보인 적이 있다. 냉철한 판단에서 비롯되는 의견이 매사 행동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도로를 사이에 두고 보니 건너편에 이 친구가 나와 있었다.내가 있는 쪽의 도로에는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중국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이 피켓을 들고 있었고, 우리 앞에는 검은 양복과 선글라스를 낀 미국 안전요원들이 도로로 내려서는 것을 막고 있었다.건너편에는 일본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이 사람들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우리 편을 바라보고만 있었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세상에 별 사람 다 있다는 얘기는 특히 인구가 1000만 명이 넘어가면 차원이 더욱 높아진다. 진짜 별별 사람이 다 나온다. 인구 5000만 명인 한국은 더 말할 수도 없다. 좋은 쪽으로 지나치게 극단이 되기도 하고 나쁜 쪽으로도 극단이 된다.이런 사람들이 요즘은 저마다 한마디를 자유롭게 한다. 인터넷을 통해서다. 해변의 모래한 알처럼 작은 소리에 불과하지만, 운이 좋으면 언론의 채널을 탈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때로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올라온 글이 뉴스에 "성명서"라고 소개되는 글도 보게 된다.걸그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아무리 586 세대의 진보성향이 강하다고 해도 이들이 어려서부터 갖고 있는 잠재의식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이들은 1960년대 태어나 1970년대 반공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서울 상공에 민항기가 잘못 들어와 밤하늘에 빗발치듯 쏟아질 때 전쟁이 나면 사람의 심리가 이거 이상 파탄이 날 것임을 깨달았다. 1972년에는 학교에서 나눠준 "한국적 민주주의 이 땅에 뿌리박자"라는 10월 유신 홍보 리본을 달고 다녔다.글을 배우고 처음 구경하는 1978년 총선이 있던 해, 학교에서 아이들은 온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 임금 주장이 제기됐다가 슬그머니 사라졌다.국정을 총괄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한 것에 대해 "알 만한 사람이 정치적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의 일상처럼 다른 뉴스들에 밀려 이제는 아무도 이 논란에 매달리지 않고 있다.그러나 이 발상이 담고 있는 ‘포퓰리즘적’ 속성 때문에 시중의 그 누군가가 또 이런 주장을 꺼낼 개연성은 여전하다.무조건 상대정파의 주장이니까 반대한다는 식의 정치몰입 태도에서 벗어나 이 논란과 관련된 한국의 현실을 살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20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구분 못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심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은 성장과는 상관없는,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한 사회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반해 소득주도성장은 "시장구조 개혁을 통해 노동자나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정책"이라고 비교했다.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펴는 건 당연하지만, 그걸 통해 경제성장까지 기대한 것이 한마디로 ‘과욕’이었다는 지적이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어려운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인격이 나타난다.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게 약한 건 비굴한 사람의 전형적 모습이다. 강한 자 앞에서 약해지는 건 사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지상정이긴 하다.그러나 약한 자나 지금 곤경에 처한 사람 앞에서 강해지는 충동을 억제 못하는 건 이보다 더 심각한 인격적 결함이다.중국 화웨이는 한동안 기세등등하게 약진해 올해 연말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이 되겠다고 큰소리 쳤었다. 그러나 화웨이 최고경영진 가운데 한 사람은 11일 이같은 목표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미국의 화웨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에 참석한 자리에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통화완화의 지속이 포함됐다.이번 발언은 전 세계 주요 거시경제 당국자들의 회의에서 견해를 밝힌 것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강요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기사 제목만 보면, 경제부총리가 또 통화정책에 간섭을 하느냐는 의구심이 다시 커지기 딱 좋을 법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한국은행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 첨단기술전쟁을 벌이면서 그동안 한국 등 다른 관련국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간절한 입장을 설명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런데 이제는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해졌는지도 모르겠다.뉴욕타임스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중국 정부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한국의 삼성, SK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의 첨단기술을 중국기업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에 협조할 경우 엄중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ABC의 4일자 기사는 "무역전쟁의 위험이 높아지자 삼성은 투자를 지속할 것을 다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삼성으로서나 한국 경제 전체로 의미가 깊은 기사다. ABC는 관련 사진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을 게재했다. 그런데 기사의 초점을 흐릴 수 있는 사진이다.사진 설명을 읽지 않고 이 부회장의 얼굴만 봐도 그가 집행유예로 풀려나던 1년4개월 전 사진임을 알 수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마에 피부질환의 흔적을 갖고 있었다. 사진은 AP가 제공한 것이다.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사진이다.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