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지기 친구인 우주를 짝사랑하는 여자 정복은 욕도 거침없이 하고 소주를 물처럼 들이키는 인물이다. 정복은 우주에게 “넌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소리까지 듣지만, 마음을 단번에 정리하지 못한다.
이모부를 좋아하는 여섯 살 예솔이는 어린 아이 특유의 순수한 애정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동화 속 캐릭터를 따라 하고, 이모부를 왕자님처럼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깜찍하기도 한 이 어린아이의 짝사랑은 예기치 못한 슬픔을 만나며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한편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것처럼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가진 만돌 할아버지는 동네에 새로 이사온 할머니 옥분을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연극 <최고의 사랑>은 여기에 만돌 할아버지의 조카인 소심한 남자 박성일까지 등장시켜 옴니버스 형식을 완성한다.
여섯 살 어린애도,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도 하는 사랑은 낯설지 않다. 모두가 어디선가 본 사람들이다. 혹은 거울에 비친 또 다른 내 모습이다. 그들의 사랑은 잔뜩 구겨진 전단지 안에서, 미처 비우지 못한 술잔에서, 스케치북에 그려진 그림 안에서 발견된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평범해서 더욱 진한 감동을 자아내고 한편으로는 소소한 웃음도 전달한다. 공연 막바지에는 사랑에 관한 명언을 극 중 인물들이 들려줘 울림을 더한다.
연극 <최고의 사랑>은 기존에 공연되던 <짝, 사랑>의 리뉴얼 버전으로 첫 공연부터 화제를 모은바 있다. 기존의 스토리를 다듬어 인물 감정에 더욱 집중시켰다는 설명이다. 연극 <최고의 사랑>은 대학로 이수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다. 문의) 1661-3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