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세기의 명작들에는 저마다 많은 제작 사연이 담겨있다. 특히 작품과 함께 스타의 반열에 오른 무명 배우들은 당초 오디션에 지원하는 스토리부터 드라마다.

6일 야후뉴스는 1994년 명작 포레스트 검프의 주연 톰 행크스의 오디션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이 영화는 지능이 떨어지는 주인공 포레스트를 통해 1960~199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뒤집어 묘사했다.
 
공개된 오디션 장면에서 톰 행크스는 소꿉친구이자 첫 사랑인 제니로부터 같이 놀기를 거부당하는 포레스트를 보여준다. 어른이 돼서도 제니를 찾아가 엄마에게 받은 10달러를 보여주며 같이 놀자고 하지만, 제니는 집에 애인이 와 있어 데이트를 나가야하고 이제 옛날처럼 불쑥불쑥 찾아와서는 안 되는 어른들의 규율을 일러준다.
 
▲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오디션 장면. 포레스트 역의 톰 행크스가 아무 생각없이 짝사랑 제니 집에 놀러갔다가 제니의 애인이 등장하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
 
야후는 이와 함께 대부와 타이타닉 등 불후의 명작들 오디션에 관한 뒷 얘기를 소개하고 있다.
 
1939년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역의 비비안 리는 오디션에서의 강한 인상으로 캐스팅에서의 많은 논란을 극복했다.
 
1953년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악동 공주로 나와 그레고리 팩과 로맨스 가득한 연기를 남겼지만 당초 이 배역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염두에 두고 나온 영화였다.
 
▲ 로마의 휴일 오디션에 지원한 오드리 헵번. 원래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염두에 두고 만든 배역이었다.

속편까지 이례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1972년 '대부'는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에게 주인공 마이클 꼴레오네의 역할에 로버트 레드포드, 마틴 쉰, 라어언 오닐 등을 캐스팅하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오디션을 통해 알 파치노가 자기 배역을 지켜내면서 인생 전환을 맞게 됐다.
 
▲ 대부의 오디션 장면. 마이클 역의 알 파치노와 애인 케이를 맡은 다이앤 키튼.

야후 뉴스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마이클 꼴레오네 역에는 제임스 칸이 오디션을 하는 동영상도 공개돼 있다. 제임스 칸은 마이클이 아닌 다른 중요한 배역으로 대부에 등장했다. 지적이고 한때 마피아와 다른 인생을 살 것 같았던 마이클이 아니라 성질 괄괄하고 애초부터 마피아 인생만 생각해온 큰 형 산티노 꼴레오네로 등장한 것. 여동생을 때린 처남을 도로에서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에서 맹목적 형제애와 폭발적 분노를 함께 보여줬다.
 
제임스 칸이 마이클에서 산티노로 배역을 바꾸면서 산티노를 지원했던 또 다른 연기지망생이 기회를 잃었다. 그러나 이 지망생은 코폴라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코폴라 감독은 2년 후 속편 대부2를 만들 때 이 지망생을 바로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바로 로버트 드 니로다.
 
케이트 윈슬렛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장미꽃과 함께 “저는 준비돼 있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낼 때는 19살이었다. 야후가 소개한 오디션 장면에 윈슬렛은 타이타닉의 여주인공 로즈 역을 완벽하게 연기해 배역을 확정했다. 이 때 그의 상대역에는 제레미 시스토가 등장했지만 나중에 이 배역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교체됐다.
 
▲ 영화 타이타닉의 오디션 장면. 케이트 윈슬렛은 이 오디션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장미꽃을 보내며 "준비됐다"고 호언장담한 근거를 입증해냈다. 상대역에는 제레미 시스토가 등장했지만 나중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교체됐다.

2008년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 역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캐스팅 됐을 때는 여전히 많은 의구심이 남아있었다. 오디션 장면에서 다우니가 연기를 하는 동안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영화 관계자들의 폭소가 이런 의구심을 잠재웠다.
 
인생의 큰 기회는 당초부터 주어진 사람에게만 열려있다는 냉소적 인생관을 갖고 있다면 이들 영화를 감상하면서 생각을 바꿔 볼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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