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미국 증시가 재정절벽 논란에도 불구,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전되면서 전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3분기 중 민간소비와 민간설비투자는 부진,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면서 우려와 기대를 함께 갖게 했다.
 
30일(한국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3대 증시지수가 전일에 이어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가 1만3021.82로 0.28% 올랐고 나스닥도 3012.03으로 0.68% 오르며 3000선을 회복했다. S&P 500지수도 1415.95를 기록하며 0.43% 상승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장 초반 아주 불안하게 출발했다. 공화당 측 재정절벽 협상대표인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이 지난 2주간 민주당측과 재정절벽 협상을 가졌으나 “진전된 게 없다”며 민주당을 공격해 주가가 크게 출렁이며 시장이 오픈됐던 것이다.
 
그러나 베이너 발언의 파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 각종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베이너 발언을 잠재워버렸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후 처음으로 미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롬니와 회동해 재정절벽 이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살렸다. 아울러 일각에선 롬니가 오바마 2기정부에서 중책을 맡게 될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아 시장을 안도케 했다. 그러나 공화당측은 이같은 소문을 부인했다. 또한 존 베이너도 민주당측이 실질적인 재정지출 삭감 의지를 보이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재정절벽 해결의지를 감추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재정절벽 위기감에 대한 악재는 누그러드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한편 지난밤 발표된 미국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무엇보다 3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시장을 안도케 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GDP는 수출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치 2%를 훨씬 웃도는 것일 뿐 아니라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민간설비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 것은 찜찜한 대목으로 인식됐다. 여기에다 4분기엔 재정절벽 이슈까지 더해져 기업투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GDP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이란 나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미국 주택시장 상황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잠정주택 판매가 5.2%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주택관련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게 주택 지표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2주째 감소한 것도 시장에 긍정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9만3000건으로 전주대비 2만3000건 감소해 샌디피해가 잦아들면서 고용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미국 증시의 두드러진 특징은 나스닥 기술주가 일제히 강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디스크드라이브업종과 네트워크업종, 인터넷업종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바일 시장 확대기대감에 퀄컴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바이오업종 주가도 최근 신고가 경신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가 이날 재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고 국제 유가가 나흘만에 상승하면서 정유화학 관련주의 주가도 대부분 상승했다. 이밖에 월트 디즈니의 주가 또한 배당금 대폭 증액소식에 크게 올라 전일에 이어 배당관련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미국 최대 백화점 매장인 메이시스 주가가 급락하는 등 주요 소매 유통주들은 약세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민간 소비부진 탓이다.
 
한편 유럽에서도 증시이슈가 그리스 문제에서 미국 재정절벽 이슈 쪽으로 완전히 이동한 느낌이다. 이날에도 재정절벽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독일 프랑스 영국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