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돼 글로벌 투자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미국 경제 상황을 빗대, 민주-공화 양당이 손을 잡고 절벽으로 함께 떨어지고 있다고 풍자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무엇보다 미국의 11월 ISM 제조업지수가 최악이다. 전달의 52.7에서 지난달엔 49.5로 추락한 것이다. 이는 3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국면에 접어든 것을 의미하고 50이하면 위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된다.
 
유로존 제조업 지수도 아직 부진을 면치 못하긴 마찬가지다. 10월 45.4에서 11월엔 46.2로 소폭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위축국면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역시 10월 46에서 11월엔 46.8로 올랐으나 9개월연속 위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제조업 지수가 추락한 것은 무엇보다 재정절벽 여파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정절벽 우려로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나아가 이것이 수출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기가 점차 위축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허리케인 샌디여파까지 겹쳐 11월 제조업지수를 크게 끌어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제조업 지수가 악화되자 외신들은 비관적인 뉴스를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샌디영향으로 미국 제조업 경기가 예상밖으로 부진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3년만의 최저치”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미국 경제를 영화 델마루이스에 빗대며 풍자했다. 이 영화의 주요 특징은 두 주인공이 손을 잡고 절벽으로 떨어지는 장면으로 끝난다는 점. 그런데 마치 미국 공화-민주 양당이 델마루이스 두 주인공처럼 손을 잡고 절벽으로 뛰어내리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꼰 것이다. 재정절벽 협상과정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대치정국을 풍자한 기사여서 눈길을 끈다.
 
미국 정치권의 갈등이 지속되자 숀 매튜스 캔터 CEO는 미국 기업들에게 충고를 던졌다. 이제 기업들은 정부에 의지하지 말고 자생력을 키워나가라고 경고 했다. 자칫 이런 상황으로 가면 내년엔 미국 경제가 90년대 수준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상황이 이쯤되자 이제 미국 여론은 통화당국을 향해 양적완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바마 재선의 저주가 되지 않도록 미국 정부가 재정절벽 악재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이런 미국 경제의 불안감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을 2%대로 일제히 낮춰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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