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열알버트홀에서의 프롬스 공연
[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7월18일 잘츠부르크페스티벌과 동시에 개막된 런던 여름음악축제인 ‘BBC프롬스’도 종반에 접어들었다.

오는 31일 폐막되는 잘츠부르크페스티벌은 플라시도 도밍고(73)가 갑작스런 질병으로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공연을 취소해 팬들을 실망시켰지만 3일부터 7일간 루돌프 부흐빈더가 베토벤피아노소나타 32곡 전곡 연주를 완주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이에 앞서 007시리즈 퀀텀 오브 솔러스에 호반 오페라무대의 ‘토스카’ 장면이 나와 국내 일반에도 알려진 오스트리아 브레겐츠페스티벌은 25일 모차르트의 ‘마술피리’가 막을 내리면서 폐막된다.

▲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오페라 '마술피리'호반 무대
'밤의 여왕'의 딸인 파미나 공주가 호수위에서 배를 타고 등장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평이다.

야외 오페라 특성상 성악가들이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는 게 불가피했지만 오케스트라를 맡은 빈 심포니는 실 내에서 연주해 생생한 음향을 전달했다.

국내 일부 영화관이 중계 상영을 했지만 올해 각국에세 찾아온 현지 관람객만도 25만명에 달해 2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공연작품은 2년마다 바뀌는데 내년부터 2년간 푸치니의 ‘투란도트’가 무대에 오른다.

▲ 리허설에서 정명훈 서울시향감독이 지휘하는 모습
영국BBC가 주최하는 프롬스는 올해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초청을 받아 오는 27일 로열알버트 홀에서 연주해 더욱 우리의 관심을 끈다. 하이드파크 길 건너편의 로열알버트 홀은 5200석 규모의 초대형 무대이며 전 공연이 영국 전역과 세계에 중계된다.

예약을 못한 사람들은 연주 당일 5파운드 짜리 스탠딩 티켓을 사 서서 관람할 수 있다.

120년 역사의 프롬스에서 국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오케스트라로는 지난 2001년 일본 NHK심포니 이후 13년만에 두 번째로 초청을 받았다.

연주프로그램은 드뷔시의 바다, 해외에서도 알려진 작곡가 진은숙의 생황협주곡 ‘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이다.

비창은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중 가장 애호받는 작품의 하나로 오케스트라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만큼 연주하기 부담스런 곡이지만 서울시향이 자신감을 갖고 있어 많은 기대를 모은다. 3악장에서 광란적인 폭발을 보인뒤 마지막 4악장에서 사라지는 듯한 아다지오로 끝나는 구조다. 어디서 들은 듯 하지 않는가.

훗날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9번에서 이같은 구조가 재현됐다.

생황 협주곡 ‘슈’는 서울시향의 해외 단골 레퍼토리다. 작곡가가 어렸을 때 멀리 산 위에서 들려오는 생황 소리에 매혹됐으며 중국인 생황연주가 우 웨이의 연주를 듣고 이 곡을 썼다고 한다.

▲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포스터
서울시향은 프롬스 공연을 전후해 8월 19일부터 그라페네크(오스트리아), 메라노(이탈리아), 투르쿠(핀란드) 등 4개국 4개 도시에서 공연한다.

54년 전통의 핀란드 투르쿠 뮤직 페스티벌과 이탈리아 '메라노 뮤직 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는 프롬스 레퍼토리 외에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주목받는다. 베토벤의 5개 피아노협주곡 중 처음으로 그의 개성이 발현된 작품인데다 운명교향곡과 같은 ‘C단조’ 조성의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올해 BBC프롬스는 9월13일 하이드파크에서 클래식과 재즈가 어우러지는 향연, 그리고 글래스고, 벨파스트, 스완지 등지에서의 야외공연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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