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의 안락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연극 시작했죠”

▲ 배우 '박일곤'

 

[초이스경제 백유진 기자] 대학로 한 켠에 관객 줄 세우기로 유명한 연극이 있다. 블랙 코미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다. <죽여주는 이야기>의 중심인물 안락사는 ‘꽃미남 배우’만을 세운다는 원칙이 있다. 그 중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 꽃미남 배우가 있다. 배우 박일곤이다.

“<죽여주는 이야기> 등장인물들의 매력은 무궁무진 합니다. 안락사도 그 중 하나죠. 박일곤이라는 사람이 안락사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을 열심히 생각했습니다”

박일곤은 <죽여주는 이야기>로 연극판에 첫 도전장을 던졌다. 6월에 첫 공연을 한 신인 연극 배우이지만 이미 그는 공중파 시트콤 출연과 단독 콘서트 경험까지 지닌 가수이자 배우다. 박일곤은 2006년 첫 정규앨범 발매 이후 KBS2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슈샤인보이>, <두드림러브>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에 진출해 여러 번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고 올해에는 2장의 싱글 앨범도 발매했다.

“<죽여주는 이야기>로 첫 연극에 도전했을 때 노래가 아닌 대사와 연기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뮤지컬 경험은 다소 있던 터라 무대에 대한 공포는 적은 편이었지만 무대에서 노래가 빠졌을 때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뮤지컬은 대사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다가도 감정이 고조됨에 따라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연극은 감정이 고조되어도 그 감정을 단순히 대사와 연기로만 표현한다. 이러한 뮤지컬과 연극의 차이 때문에 박일곤은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고 나니 뮤지컬보다 연극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고 했다.

“가수로 먼저 데뷔했지만 원래 꿈은 연기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뮤지컬을 하면서도 노래가 감정 몰입을 방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물론 노래가 가지고 있는 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이 대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노래가 아닌 대사로 이뤄진 연극을 접하고 매력을 느꼈지요”

박일곤은 평소 공연을 보고 난 후 마음에 드는 작품에 오디션을 지원하는 편이라고 했다. <죽여주는 이야기> 역시 공연을 본 후 안락사의 매력에 빠져 합류하게 됐다. 안락사는 옛 여자친구의 자살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의 자살을 돕는 ‘자살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인물이다.

“저는 영화, 뮤지컬 등을 볼 때 남녀 간의 사랑이 전제되어 있어야 흥미를 느낍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액션 영화라고 해도 로맨스가 없으면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에요. <죽여주는 이야기>의 안락사에게는 슬픈 사랑의 기억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락사 역할에 더 끌리게 됐습니다.”

박일곤은 <죽여주는 이야기> 합류 한 달 만에 백 회에 달하는 공연 횟수를 소화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죽여주는 이야기>와 함께 싱글 앨범 발매와 일본에서 열릴 단독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박일곤은 앞으로 연극, 뮤지컬 등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 매력적인 작품이 있다면 활동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원래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정해놓고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어느 방면이든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놓치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은 공연 제작에도 욕심이 생겼어요. 기회가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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