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르의 베토벤 '황제'협주곡과 피아노소나타 32번을 수록한 앨범재킷
[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지난 7월 안방에서 벌어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처참한 패배를 당한 브라질 국민들의 쓰라린 마음을 브라질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넬슨 프레이르(70)가 당당한 앨범을 내놓아 다소나마 달래줄 것같다.

프레이르는 섬세함과 열정을 동시에 지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글렌 굴드 등에 비견되는 이 시대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손가락마다 작은 뇌를 갖고 있는 듯 하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2007년 내한 공연을 가져 우리에게 더 친숙한 그는 본국 브라질에서 스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웃 아르헨티나 출신인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어릴 때부터 친밀해지냈으며 한동안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프레이르가 연주한 베토벤 음반이 18일 전세계에 발매됐다. 장대한 스케일과 찬란한 색채로 피아노협주곡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5번 황제’협주곡과 피아노음악의 신약성서로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소나타 32번(Op.111)’이 커플링으로 수록됐다.

프레이르는 이번 음반 녹음에 대해 "베토벤의 마지막 콘체르토와 마지막 소나타를 한 음반에 담았다. 물론 같은 시기의 작품은 아니지만 좋은 컴비네이션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리카르도 샤이는 매우 훌륭한 협주곡 파트너이고 많은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특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프레이르가 리우 데 자네이루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우승을 차지했을 때 연주했던 곡으로 그와 인연이 깊다.

▲ 샤이(왼쪽)와 프레이르
거장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협연했다.

연부역강한 프레이르를 보면 ‘인생칠십 고래희’라는 고사는 말 그대로 옛말에 불과하다.

프레이르는 2007년 발매한 음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 2번'으로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으로부터 별 다섯 개의 최고 평점을 얻었으며 영국 그라모폰으로부터 “우리시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의 상을 제시했다” 는 극찬과 더불어 ‘2007년 올해의 음반상(협주곡)’을 수상했다.

이 음반도 샤이-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했다.

샤이와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또 말러 교향곡 전곡을 영상물로 제작하는 대장정에 나섰는데  최근  교향곡 5번을 내놓았다. 트럼펫의 환상적인 팡파르로 시작하는 이 곡은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배경음악으로 나오면서 말러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선율인  ‘아다지에토’가 4악장에 들어있는 작품이다.   

한편 프레이레는 이번 음반 발표 이후 멕시코와 남아메리카, 러시아 등지에서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의 거장 지휘자와 협연할 계획이다.

일흔을 기념한 이벤트는 2015년에도 계속된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포함한 솔로 음반을 내놓는다는 스케줄이 짜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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