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픽하이 정규 8집 '신발장'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지난 1990년대에는 음반 판매량과 음악방송 순위로 대세곡을 판가름했다면 이제는 음원제공사이트의 차트가 인기곡을 보여주는 세상이 됐다. 이런가운데 최근 음원차트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멜론, 벅스 등 각종음원차트 순위를 살펴보면 이날 자정에 발표된 에픽하이의 정규 8집 '신발장' 수록곡들 다수가 상위권에 포진되어 있다. 특히 '헤픈엔딩'은 같은 소속사인 악동뮤지션의 피쳐링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이밖에도 에픽하이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전곡들이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에픽하이의 앨범은 같은 힙합장르를 내세운 개코의 앨범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에픽하이의 앨범 공개 전에는 비스트의 '12시 30분'이 음원차트 1순위를 장악했었다. 지난 20일 자정 공개된 비스트의 신곡은 멜론,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의 음원차트를 점령한 바 있다.

이밖에도 비스트의 앨범 이전에는 악동뮤지션, 서태지, 아이유, 로이킴, 김동률 등이 앨범을 공개하자마자 음원차트 1위를 연이어 갈아치웠다.

주간차트 기준으로는 현재 악동뮤지션 '시간과 낙엽', 김동률 '그게 나야', 서태지 '크리스말로윈', 에일리 '손대지마', 곽진언·김필 '걱정말아요 그대', 개코의 '화장지웠어', 걸스데이 '보고싶어'가 대부분의 음원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9개 음원사이트에서는 실시간 순위 장악정도가 매우 분산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새로발표된 신곡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과 동시에 감상자들의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정착된 음원문화다.

요즘세대는 이같은 음원문화와 관련해 빠른속도를 원하는 등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90년대를 추억하는 가수들은 이런 세태에 대해 큰 우려감을 표시한 바 있다.

가수 이승환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90년대만 하더라도 음악이 소장의 개념이었는데 중간쯤 와서는 저장으로 바뀌고 지금은 마치 소모의 개념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유희열 또한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KBS '스케치북'을 통해 "음원이 소장의 개념을 지나 소비, 소모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승훈은 JTBC '히든싱어'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곡은 과거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해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통해 그 계절을 추억했는데 이제는 그 기간이 짧아지면서 노래가 발표됐던 계절조차 기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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