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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생', 출생 비밀·재벌 비화 없이도 잘나가는 이유는?
드라마 '미생', 출생 비밀·재벌 비화 없이도 잘나가는 이유는?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4.11.06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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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드라마 '미생'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tvN이 '응답하라'시리즈에 이어 이번엔 '미생'으로 케이블 드라마 전성시대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최근 공중파드라마의 부진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드라마 '미생'의 경우 새로운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력, 공감가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6일 방송계에 따르면 드라마 '미생'이 평균시청률 4.6%, 최고 6.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에 배우들은 3% 시청률 돌파 공약으로 내세웠던 프리허그, 야식제공, 인턴사원에게 커피제공, 직장인들과의 영화관람 등을 기분좋게 이행하고 있다.

'미생'은 바둑영재였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다른 스펙없이 종합무역상사에 인턴으로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청자들이 '미생'에 열광하는 이유로는 단연 '공감'이 꼽힌다. 직장 내에서도 '을'의 위치인 신입사원과 인턴사원의 시선에서 부서간 갈등, 성희롱, 워킹맘 등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룬다.

이에대해 김원석 PD는 "리얼한 삶, 일반인, 소시민을 다룬 드라마가 없었던 만큼 이게 실패하면 더이상 이런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주인공 장그래역을 맡은 배우 임시완은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공감대가 잘 형성됐다"면서 "세상의 모든 장그래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만 힘든 일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이 드라마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요인은 '삼각관계'와 같은 로맨스, '출생의 비밀'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나 '재벌'처럼 비현실적인 요소로 현실을 잊게 만드는 것이 아닌 '공감'과 '위로'였던 것이다.

실제로 배우 강소라는 "출생의 비밀과 재벌 없이도 좋은 대본이 나와서 하고 싶었다"면서 " '미생'이 잘 안되면 향후 이런 작품이 못나올 것 같아 지금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출연계기를 밝혔다.

웹툰인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낸 것 또한 큰 수확이다. 웹툰 '미생'은 누적 10억부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 2012년 책으로 발간돼 누적판매량 100만부를 돌파한 작품이다. 이에 당초 '미생'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웹툰의 인기와 달리 영화와 드라마로 옮겨지면서 극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원석 PD는 "웹툰을 그대로 드라마로 옮기는 게 잘 표현한 게 아니다"면서 "대중은 웹툰이나 소설 등의 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실패할 때 '그대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왜 못하느냐'고 질책하지만 원작을 무작정 따라하는 게 아니라 상상력을 충족시키는 연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생이 많은 공감을 얻는 데는 한번쯤 만났을 법한 캐릭터의 힘에 있다. 차분하면서도 바둑실력을 바탕으로한 처세술을 갖춘 장그래,  냉철하지만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오상식 과장(이성민 분), 당당함과 깊은 사려심을 가진 안영이(강소라 분), 완벽한 스펙으로 낙하산 인턴으로 들어온 장그래를 견제하는 장백기(강하늘 분),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한석율(변요한 분)까지 각자 맞춘 옷을 입은 듯 잘 들어맞는 캐릭터 덕에 시청자의 몰입도는 높아지고 있다.

여느 때보다 힘든 취업과 경제난으로 이른바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로 불리고 있는 청춘들과 불안한 미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드라마 '미생'은 잠시나마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아직 축포를 터뜨리긴 이르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상태지만 소재의 한계와 원작이 주는 부담감을 뛰어넘은 것만으로도 드라마 '미생'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과연 이 작품이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은 고품격 케이블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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