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바야흐로 리메이크 드라마 전성시대다. 일본 인기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웹소설 '올드맨', 웹툰 '미생'을 각각 리메이크한 작품인 KBS '내일도 칸타빌레', MBC '미스터백', tvN '미생'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가운데 KBS '미디어 인사이드'가 드라마 리메이크의 성공조건과 드라마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단했다.

10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미디어인사이드가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의 성공비결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부터 희곡 등 다른장르의 도움을 받던 TV드라마는 지난 1962년부터 드라마용 창작 극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990년대까지는 과거 화제작을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 리메이크가 이뤄졌으며 특히 박경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토지', MBC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청춘의 덫'이 각각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엔 SBS'요조숙녀'. MBC '하얀거탑' 등 일본 드라마와 KBS '꽃보다 남자' 등 일본 만화를 소재로한 리메이크도 본격화됐다.

올해 지상파3사에서 방영된 30편의 드라마 중 10편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드라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리메이크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리메이크작이 원작만큼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는 시청률 40%를 넘기며 큰 주목을 받았었지만 이를 원작으로 만든 SBS'수상한 가정부'는  원작의 인기에 미치지 못했다. 역시 일본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리메이크한 MBC '여왕의 교실'은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시청률에선 만족스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리메이크작품의 성패여부과 관련해 "재해석을 얼마나 잘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외국드라마의 경우 문화의 상대성을 생각했을 때 그 지역의 특성들이 드라마에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현지화시키느냐가 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 소통의 가장 중요한 통로다"고 말했다.

리메이크 작품을 만드는 배우와 제작진들 또한 원작의 인기는 넘어야할 산이기도하다. 김원석 미생PD는 "웹툰을 그대로 드라마로 옮기는 게 잘 표현한 게 아니다"면서 "대중은 웹툰이나 소설 등의 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실패할 때 '그대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왜 못하느냐'고 질책하지만 원작을 무작정 따라하는 게 아니라 상상력을 충족시키는 연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리메이크 작품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좋은 원작을 선보이고 기존 드라마에서 벗어난 참신한 소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문화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창작의 토양을 훼손시킬 수 있는 부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며 양면성을 지적한다.

결국 드라마 리메이크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함이 아닌 드라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MBC '운명처럼 널사랑해'의 경우 처럼 타이완의 한 인기드라마를 리메이크 했지만 중국 동영상 사이트 전송권을 회당 1억2000만원에 수출하는 등 잘만들어낸 리메이크 작품의 경우 역수출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이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국내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만 성공시키고 말거나 우리가 만든 색다른 리메이크 작품을 되파는, 일정한 유통이나 판매전략까지 가지고 리메이크를 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 스스로 국내 작품을 가지고 세계 각지로 나갈 수있는 토대를 만들 것인지. 리메이크 핵심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진은 "모방을 벗어나 새롭게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리메이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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