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뉴스 이용자 급증/KBS홈페이지 캡쳐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의 증가와 함께 각종 소식을 신문이 아닌 모바일을 통해 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언론사들은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단계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최우선으로 하는 '디지털 퍼스트'전략을 중시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KBS '미디어 인사이드'가 디지털퍼스트 전략의 현주소를 진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미디어 인사이드'가 달라진 언론의 보도형태에 대해 전했다. 과거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다음날 1면과 저녁 종합뉴스의 기사거리에 대해 고민했던 것과 달리 최근 디지털 속성에 맞는 전용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중요기사를 디지털 매체에 먼저 보도하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선보이는 뉴스에서는 단순한 소식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진과 영상, 그래픽 등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모바일 매체의 비중이 커지면서 방송사에선 그래픽이나 사진, 짧은 글로 구성된 화면을 옆으로 밀어서 보는 카드뉴스를 선보이는가하면 일부 매체에서는 기사와 함께 동영상,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을 연결해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한편 KBS에서는 국회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제정과정의 문제점을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에 먼저 공개해 좋은반응을 얻자 9시 뉴스에 주요 아이템으로 올리기도 했다.

송종문 KBS 디지털뉴스국장은 "옛날에는 방송에 나가지 않은 뉴스를 인터넷에 내는 것이 정보유출처럼 인식됐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에 먼저 공개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많이 줄었고 궁극적으로 어떤 매체든 콘텐츠를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언론사들이 이처럼 콘텐츠제작과 전달에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이용자들의 뉴스소비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이용자들은 TV나 신문이 아닌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2013년부터 신문기사를 접하는 경로로 모바일 기기가 1위에 올랐으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 신문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인터넷 뉴스 이용자의 71.5%가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를 통했으며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가는 경우는 7.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최진순 교수는 "많은 정보들 중 독자들이 먼저 정보를 소비하고 좋은 뉴스를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과정에서 수용자의 영향력과 힘이 커졌다"면서 "디지털플랫폼의 등장으로 과거 전통 매체가 갖고 있던 영향력 권한이 이제 수용자들에게 이전된 것이다"고 분석했다.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팀은 디지털퍼스트 전략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100년 전통의 미국 정치잡지 '더 뉴 리퍼블릭'은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에게 인수된 후 2년만에 큰 위기를 맞았다. 디지털을 우선하다보니 기존의 강점이었던 깊이있는 정치뉴스를 줄이고 클릭 수를 중시하는 가벼운 뉴스를 늘리도록 한 것이다. 국내 언론사에서도 한 기자가 SNS에 올린 글을 인터넷홈페에지에서 머리기사로 쓰면서 내부적인 논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에대해 최원형 한겨레 노동조합 미디어 국장은 "독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기사 위주로 기사를 쓰는 경향이 우리가 신문에서 지켜왔던 저널리즘 원칙을 무너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고 온라인에서 특화된 콘텐츠가 존재할 수는 있지만 꼭 사람들이 많이 봐야 좋은 기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자 개인 뿐 아니라 회사 차원의 인력과 자원 재분배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송종문 KBS 디지털뉴스 국장은 "여러 언론사에서 디지털퍼스트 과정에서 충돌을 겪고 있다. 쉽게 말해 너무 바빠 디지털까지 할 여력이 없는데 그런 문제는 매체에 대한 효율화를 통해 업무 부담을 줄여가며 새로운 매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유를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을 통한 언론사들의 독자적 수익모델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미디어 인사이드'제작팀은 "디지털 매체의 발전은 개별언론사들에게는 위기일 수 있으나 저널리즘의 위기는 아니다"라면서 "달라진 수용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더 가치있는 정보를 전하려는 노력이 더해질 때 언론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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