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위 기능 장애 등이 원인

▲ 역류성 식도염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홈페이지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입을 통해 섭취한 음식물은 식도를 거쳐 위로 전달된다. 그런데 최근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로 역류성 식도염 질환자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다양한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을 소개하고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방영된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현대인들이 흔히 앓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을 방치할 경우 최대 식도암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름 2cm, 길이 25~30cm의 둥근 파이프 모양을 가진 식도 끝에는 괄약근 형태의 조임근이 있다. 이는 음식물을 통과할 때만 열려 산성인 위산과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이 조임근이 노화나 위 기능 이상으로 느슨해지면서 위산과 내용물이 역류해 식도 점막을 손상시키는 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름하여 역류성 식도염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은 환자는 해마다 약 20%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인 속쓰림과 구토증상 외에도 심근경색, 협착증이 의심되는 가슴통증, 천식으로 의심되는 기침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면 먼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증상을 확인해야 하는데 식도염은 식도 점막부위에 염증 등의 손상이 발견되는 미란성 식도염과 염증이 발견되지 않는 비미란성 역류질환 등 2가지로 분류된다. 미란성 식도염으로 판정되면 점막 결손의 길이나 범위를 기준으로 최소 A등급부터 최대 D등급까지 나뉘게 된다.

실제로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된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목소리가 잠기고 구토 증상을 보이는 68세 복태우씨에게 미란성 식도염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잦은 기침이 있다고 말한 55세 오수연씨의 경우 점막결손이 없는 비미란성 역류질환으로 판정됐다. 반면 2~3시간 지속되는 트림을 호소했던 64세 박순옥씨는 역류성 식도염이 아닌 것으로 진단됐다.

한편 심한 기침과 구토 증상으로 수면장애까지 겪고있는 63세 한봉석씨 역시 내시경에서는 식도에 염증이 없었지만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됐다. 식도 내의 압력을 측정하고 24시간 동안 위산이 역류하는지 측정하는 장치를 통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뚜렷한 위산 역류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고 술, 담배, 카페인을 섭취하는 등 증상을 가볍게 넘기거나 다른 질병으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 식도궤양, 식도협착증 외에 식도점막이 위점막으로 변하는 바렛식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바렛식도는 식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큰 질병이다.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생활 내의 작은 습관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루 인스턴트 커피 4~5잔을 마신다는 30대 김민교씨는 늦은 귀가 후 밤마다 야식을 챙겨먹는다. 밤참을 먹고나면 바로 누워 잠자리에 든다. 최근 통증을 느낀 김민교씨의 식도건강을 점검한 결과 식도 접합부에 약간의 점막 결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밤참먹는 습관이 역류성 식도염을 발생시킨 것으로 보이고 야식을 먹은 후 얼마 안돼 취침을 하면 위가 늘어난 상태로 자게 되기 때문에 역류를 조장하게 된다"면서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조임근의 기능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김민교씨의 사례와 더불어 최근 20~30대 역류성 식도염 환자수가 5년간 연평균 9% 가량 증가하고 있다.

이상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젊었을 때부터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면 그만큼 질환을 갖고 있는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바렛식도, 식도암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했다.

과식, 폭식 등의 불규칙한 식습관과 더불어 비만, 소염제·진통제 등 잦은 약물 복용, 위산과다 분비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등이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불규칙한 식사로 생체리듬이 깨지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음식 중에서 산을 많이 분비하는 오렌지주스, 김치 등을 자제해야 하고 커피, 초콜릿, 우유 등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은 삼가야 한다. 대신 물과 베타카로틴 성분이 함유돼있는 단호박, 양배추, 홍당무, 바나나 등을 섭취하면 좋다.

위가 제기능을 못하는 경우에도 식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71살 장래영씨는 위산 역류로 통증을 호소해 늘어진 위를 잡아 늘려 식도 괄약근을 조여주는 수술을 받았으나 음식 섭취에 불편함을 느껴 다시 확장술을 했다. 이에 음식은 잘 먹고 있지만 역류 증상은 지속되고 있다. 장래영씨의 경우 위 운동장애와 위 무력증으로 인해 음식이 잘 소화되지 못하고 위산 분비가 계속되면서 역류 증상이 악화된 것이다.

'생로병사의 비밀' 측은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처방된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63세 오동섭씨의 경우 미란성 역류성 식도염 B급 진단을 받았지만 양성자펌프억제제를 복용한 지 1달 만에 점막 손상이 완화됐다.

양성자펌프억제제는 식사 전 복용하면 세포 중 위산을 분비하는 벽세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음식물 섭취 시 위산 분비를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역시 역류성 식도염을 호소했던 69세 박석수씨는 "짧은 시간에 급하게 먹던 식습관에서 벗어나 오래 천천히 씹으니 증상이 많이 완화됐다. 채소 위주의 식단에 소식(적게 멋는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날 먹은 것을 일지에 적어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역류 증상을 보이는지 체크한다. 누울 때는 상체가 높은 위치에 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역류를 막는다"고 전했다.

'생로병사의 비밀' 측은 "올바른 생활습관과 작은 실천만으로 밥길인 식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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