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이성계(배우 천호진)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길태미는 한니발 렉터가 됐고, 이성계는 한니발이 됐다. 앞의 한니발 렉터는 아카데미상 수상 영화 ‘양들의 침묵’의 연쇄 살인마이고, 뒤의 한니발은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바르카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위화도 회군 예고 장면에 '눈발'이 비쳐져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원래 위화도 회군은 '여름'에 벌어진 일이고 그에 따른 장마와 질병이 이성계의 ‘4대 불가론’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위화도 회군으로 인해 마치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공격하는 듯한 모습이 됐다.

이에 대해서는 주요 배역들의 일정에 따라 시기를 조정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남자 주인공인 이방원 역의 유아인은 이 작품이 끝난 후 입대하겠다고 밝혔다.

겨울철 촬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 팩션이 특히 많이 가미된 드라마의 성격을 활용해 전쟁 지명도 '위화도'가 아닌 다른 것으로 바꾸는 편이 나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은 2006년 중국 사극 '대청풍운'은, 실제 역사에서 명나라 장수 홍승주가 사로잡힌 '송산 전투'를 극중에서는 '흑산대첩'으로 바꿔 연출했다.

홍승주가 생포된 후 청나라에 투항해 명나라에 엄청난 충격을 줬지만, 드라마에서는 홍승주에 해당하는 가공인물 범호민이 투항 후에도 절개를 굽히지 않고 자결했다.

역동적인 검술 장면과 흥미진진한 실제 역사의 조합으로 많은 관심을 이끌고 있는 ‘육룡이 나르샤’이지만, 신하들끼리 대화에서 자신을 “소신”으로 호칭하는 등의 허점이 보정되지 않고 그대로 방영됐다. 충분하지 못한 제작 과정에서 비롯된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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