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문화계도 산뜻한 프로젝트 추진해 자립할 때 됐다

▲ 팝 아트 작품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서울 건대입구역 롯데백화점에서 광진문화예술회관에 이르는 420미터 거리에 '팝 아트 팩토리'를 비롯한 '팝 아트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착착 추진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관련 문화재단 등의 수익, 즉 경제적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문화재단도 주는 예산만 딱딱 받아먹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추진은 문화인들의 새로운 '경제적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팝 아트 팩토리는 말 그대로 '팝 아트(Pop Art)' 공장이다. 팝 아트는 쉽게 말해 현대 그림이다.

팝 아트란 195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적으로 일어났던 미술 사조의 하나로서, 모든 예술 사조가 그 시대상을 반영하듯이 미국과 영국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최고조가 예술에 반영되었던 사조다. 전통적 개념의 노동력이 파괴됨과 동시에 전통적 방식의 회화나 조각의 형식을 넘어 미술에도 대량생산과 ‘레디메이드(ready-made)’ 방식이 도입됐다.

이에, 전통적으로 미술의 대상이 되었던 자연 풍경이나 인물들 대신에 대량생산 상품들과 심지어 광고, 헐리웃 스타, 팝 음악들이 미술의 대상이 됐다. 팝 아트는 ‘파퓰러 컬쳐(popular culture)’ 즉, ‘대중문화(예술)’를 미술의 소재로 삼지만, 대중문화(예술)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순수예술(fine arts)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팝 아트가 1950년대에 생성돼 1960년대에 최고조를 이룬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나라들에서는 다소 늦은 시기인 약 1990년대에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다카시, 요시모토 나라 등 자국 내 에니메이션 문화를 보여주는 팝적인 요소를 지닌 작가들이 있고, 중국의 경우는 왕광이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팝 아트와 루오 브라더스 같은 전통적 가치를 지향한 작가들이 있다.

한국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터넷의 보급을 비롯하여 신세대, X세대, 오렌지족 등의 신조어가 생기고 록카페, 마니아 문화, 컬트 문화, 키치 등의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가부장적인 전통에서 탈피함과 동시에 풍요와 번영의 소비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이 시기에는 한국 대중문화의 풍요와 혜택을 경험하게 되면서 1980년대 전반을 자리잡고 있던 민중미술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울러 1990년대에 한국의 '팝 아트 무브먼트'가 시작되고 2000년이 지나면서 뚜렷한 경향을 띠게 된다. 이렇게 10년이 넘는 한국 팝 아트 무브먼트의 역사와 더불어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팝 아트와 한국 대중문화 간 관계를 분석하거나 한국 팝 아트 생성 배경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이에 우리는 보다 세밀한 연구와 분석을 토대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팝 아티스트들을 지원하고, 나아가 광진구민을 비롯한 서울시민, 국민들에게 고품격 현대미술을 선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의 유명한 팝 아트 작가 10명이 건대 팝 아트 팩토리 조성에 우선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팝 아트 팩토리, 즉 팝 아트 공장을 만들기로 한 큰 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이것이 해당 지역 경제-문화 활성화는 물론 문화인들의 경제 및 아트 활동 수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필자는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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