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마이너스 금리로 실적 악화한 데다 부실채권도 증가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향후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2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지난해 67억 유로의 적자를 실현하며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11.3% 증가했지만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부실채권 규모가 82억 유로로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72억 유로)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리보금리 조작 등 소송 관련 비용과 구조조정에 120억 유로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게다가 당분간 도이체방크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쉽게 거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 관련 추가 비용과 구조조정 비용이 향후 2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산업 부진, 경기 둔화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할 경우 수익성 악화까지 불가피해 보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우려가 확대되고 있던 도중 도이체방크가 코코본드(평소에는 채권이지만,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이자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조건부자본증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유럽은행의 리스크 확대는 국내 은행주 주가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은행의 경우 7년간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은 점, 우발 채무가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유럽 은행에 비해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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