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도 바랄 것은 오로지 '기저 효과' 뿐이라는데

▲ 한국은행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설명회. /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한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2.7%, 전기대비 0.4%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6일 이러한 1분기 속보치를 발표했다.

전년동기로 보면 전기대비보다 조금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연간 2%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러한 저성장은 굳이 GDP 발표가 나야 깨닫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 전망을 2%대로 낮추고 있다. 경제주체들도 이렇다하게 뾰족한 사업 아이디어를 찾지 못해 부심하는 터였으니 저성장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오히려 이러한 저성장 경보가 지금 국론이 모이고 있는 구조조정에 혼선을 주는 일을 극도로 경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장률 좀 높이자고 ‘좀비 기업’을 놔두는 어리석음을 절대 피해야 할 때로 지적되고 있다.

1분기 GDP의 자세한 내용을 보면 성장 동력이 보이질 않는다. 전기대비로 보면 내수가 성장률을 0.3%포인트 깎아먹었다. 내수가 평년작만 했어도 전기대비 성장률이 0.4%가 아니라 0.7%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년동기대비로 보면 내수가 아니라 수출이 0.3%포인트를 낮췄다. 수출이 아니었다면 연간 3%대는 기록했다는 얘기다.

내수나 수출이나 모두 허약한 체질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과연 2010년 경기가 반짝 할 때 벌였던 일들이 전부 어디로 갔냐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2010년 성장률은 6.5%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집권한 이후 유일하게 성장률 5%를 넘은 때다.

무슨 큰일을 해낸 것처럼 자화자찬하던 자원외교는 정권도 바뀌기 전에 상당부분 빈껍데기였음이 드러나면서 국민경제의 시름을 깊게 했다.

6년이 지난 지금은 부실한 사업부문을 도려내야 한다는 구조조정의 목소리가 정부 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절실하게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재벌은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전 주식을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들 그 누구도 현재의 시스템에 신뢰를 주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나라에서 만약 5% 이상의 잘 나가는 성장률이 나왔다면 그게 더 문제 아닌가. 모든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2분기 성장률 집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기저효과라고 한다. 올해 1분기나 지난해 2분기가 모두 부진해서 올해 2분기가 전기대비로나 전년동기대비로 상대적으로 숫자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씁쓸한 얘기지만, 오히려 국가 경제적으로 상황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계기로 삼을 법도 하다.

쓸데없는 일로 판을 벌여놓고 후대의 부실만 쌓았던 것들을 전부 정리하라는 시대의 요구인 것이다. 국제 유가가 떨어져 성장률 안 나온다고 선진국들은 고민을 하지만 구조조정을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이마저 다행으로 여기고 정신 차린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러나 여전한 걱정은 하나 있다. 구조조정의 리더십은 과연 멀쩡한가.

예전의 공적자금에 해당하는 ‘실탄’을 쌓아놓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그렇게 쌓아놓은 돈을 누가 얼마나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쓸 수 있을 것인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회사 망하기 전에 나부터 주식을 팔아버리자는 심보만 갖고 있다면 국민의 호응을 절대 받을 수 없다. 정책을 지휘하는 사람이 알고보니 전부 자기 선거 나갈 때 생각만 하고 있었다면 초당적, 범국민적 성원은 본인부터 생각에 없었던 것이다.

구조조정은 국민적 탄력 없이 절대 불가능하다. 뼈와 살을 깎는 일의 무고한 1차 피해자는 일자리 잃은 서민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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