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900개 공연장 활용하면...3가지 효과 다 누릴 수 있어

▲ 뮤지컬 군수선거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전국 지방 공연장들의 실태에 대해서는 심심찮게 문제점들이 지적되곤 한다. "시설을 너무 놀리고 있다"는 지적도 그 중 하나다. 언론들의 비판기사도 수시로 쏟아진다.

수백억 원을 들여 공연장을 지어놨는데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별로 없다. 짜임새 있게 운영할 전문가도 없다. 프로그램도 없다. 예산도 없다.

이른바 ‘혈세’로 지어놓고 대부분 놀리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국고낭비다.

지자체가 공연장을 만들 때 대부분이 자기 돈으로만 짓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알아둬야 할 게 있다. 무조건 공연장만 짓는 것으로는 절대 치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어렵게 만든 시설을 놀리지 말고 활발한 공연활동으로 채워놔야 비로소 지역사회 발전에 제대로 기여하는 것이 된다. 공연 없는 공연장은 국고를 낭비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다.

전국 900개 지방 공연장만 제대로 살려도 지역문화와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필자의 확고한 판단이다.

문화예술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은 서울 같은 대도시가 아니면 주민들이 공연에 무관심하다는 핑계를 댄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내가 잘 아는 사람이 대학로의 ‘뽕짝 뮤지컬’ 작품인 ‘군수선거’를 제작했다. 이번에 경상남도 함안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다.

함안의 공연장은 규모가 450석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공연은 성공적이라고 한다.

여기뿐만 아니다. 지방 예술 공연은 성공할 때가 많다고 한다. 공연하는 사람들 소감은 지역 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이 목말라 있는 것이다. 우리도 예술 공연을 보고 싶다는 건데 기회가 없는 것이다.

지방에 혈세로 공연장을 지은 것은 그 자체로는 절대 혈세 낭비가 아니다. 제대로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1단계 수용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어놓고 놀리고 있으니 이게 바로 혈세 낭비가 되는 것이다. 공연이 없다고 해서 입구에 자물쇠나 채워놓으면 공연장은 칙칙한 냄새가 나면서 허물어지게 된다.

이곳에서 활발하게 공연이 되면 주민들은 객석을 가득 채워주고, 무대 위의 예술인들은 설 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문화융성은 바로 이런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문화가 일어나면 나라가 즐겁고 재미있어진다. 그리고 문화인들의 경제적 궁핍도 해결된다. 놀고 있는 공연장을 활용해 문화인들의 일자리도 찾아주고 지방의 문화적 혜택도 강화시키는 '일거양득'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