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요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잇단 대박을 터뜨리며 신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7이 예상을 뒤엎고 실적 호전의 일등공신이 된 데 이어, 이번에는 그 바통을 갤럭시노트7이 물려받은 모습이다.

갤럭시노트7은 국내 예약판매 물량만 40만 대에 달하며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상태였다. 정작 지난 19일 상품이 출시되어서는 물건을 구하기 위해 폭염에 아랑곳없이 긴 줄을 늘어서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할 때나 나타난 현상이 갤럭시노트에도 똑같이 나타난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현상이 잇따르면서 제품을 구해 스마트폰을 개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만이 아니고 미국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삼성전자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증권시장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이틀 새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1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일본 증시의 대장주인 토요타 시가총액(2000억 달러 수준)을 추월할 정도다.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시가총액 4위로 중국의 텐센트(2500억달러)를 조만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15% 수준에서 18%까지 상승했다. 코스피 시장의 랠리는 삼성전자의 급등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급증과 주가 상승으로 신나는 반면, 한국 경제는 그리 신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바닥을 기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혼까지 기피하는 '고용 절벽'에 '결혼 절벽'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 갤럭시노트7 등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공장은 대부분 베트남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발·디자인 등 핵심 기능을 수행할 뿐, 제품 대부분은 베트남 공장의 10만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경북 구미가 한때 휴대폰 생산기지로서 역할을 한 적이 있지만 생산비용이 높아지면서 현재는 거의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간 상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지만 우리가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지금 세계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우며 자국의 고용 창출에 우선을 두는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외국으로 나간 자국 기업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제공하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우리 대기업이 해외 생산기지를 한국에 다시 옮겨온다는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노사 문제, 각종 규제, 생산성 저하에 높아진 생산단가 등 제반 여건이 생산기지로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잃으면서 고용을 유발하고 부가가치를 올리는 양질의 기업은 떠나고, 외국 기업 유치도 신통치 않은 상태에서 산업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고용 절벽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이나 경제 및 노조 수장들이 삼성전자의 맹활약에 따른 착시현상에 들떠 있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온전히 보전해 우리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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