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과 정책의 조화로 웅장한 걸작 만드는 중국...참고해야

▲ 중국 공연계의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앞선 칼럼을 통해 중국의 시안에서 장이머우 감독의 장한가(長恨歌)를 보고 온 소감을 소개했었다. 인공호수를 모두 무대로 쓰는 이 거대한 공연엔 한 번 공연을 할 때마다 3000명의 관객이 모인다.

양귀비가 인공 달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고, 물 위의 진짜 배들은 대포를 쏘면서 전쟁을 벌이는 장면을 연출했다.

장한가 관람은 중국 공연예술 문화 산업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중국의 구이린(계림·桂林)을 방문했다. 중국 남쪽, 삼국지에서 유비가 적벽대전에서 승리한 후 차지한 형주 지방이다. 산과 물이 많은 더운 곳이다. 바다에 하롱베이가 있다면 육지에는 구이린이 있다는 바로 그곳이다.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요족이 살고 있다. 이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라는 공연을 봤다.

고기 잡고 배타고 생활하는 모습에다 노래와 춤이 강과 산을 무대로 해서 펼쳐진다.

다시 한 번 중국의 공연 문화 산업에 대해 감탄하고 돌아왔다. 절대 이들의 문화 수준을 얕잡아보면 안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연예술을 제일 처음 접한 것은 서커스다. 이것이 중국 문화에 대한 편견을 심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약 파는 수준으로 비하하는 것을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다.

중국의 공연 문화 산업은 이미 엄청난 수준이지만 여전히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 공연 문화 업계가 배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년이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지 25주년이 된다.

내겐 계획이 하나 있다. 이때를 맞아 호두까기 인형·바다의 꿈이라는 작품의 공연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발레에다 중국의 서커스를 접목한 형태다.

호두까기 인형은 유명한 발레 작품으로 국내에서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전통의 공연 예술을 가미하면 어떨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주된 이유는 이웃나라인 중국의 공연예술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공연 문화 산업을 돌아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민들의 문화를 갈망하는 마음은 전에 볼 수 없이 드높아졌는데, 문화를 융성하겠다는 정책은 오히려 시대를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정책과 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멋지고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내는 중국에 대한 부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의 공연산업이 발전하려면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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