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보도 탓...중국대륙 의사 "신기한 효능은 없어"

[초이스경제 진매화 기자] 중국의 기침약 촨베이비파고(川贝枇杷膏)가 미국에서 갑자기 인기를 끌어 눈길을 끈다. 미국에서 한 병에 무려 400위안(6만 8372원)을 웃돌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고 그 결과 이 제품을 생산한 경소상(经销商)의 주가가 폭등하기도 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가 이같은 흐름을 유발시켰다. 그러나 정작 중국인 의사는 “이 약은 신기한 효능이 없다”고 지적해 향후 판매흐름도 주목받게 됐다.

28일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에 따르면 전통 중약(中药, 중국에서 사용하는 한방 생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 기침억제시럽이 미국의 인터넷에 갑자기 떠 화제다. 300미리리터의 녠츠안(念慈菴) 촨베이비파고는 미국에서 소매가격이 이미 7달러에서 70달러로 치솟았다. 전날의 환율로 따지면 한 병에 무려 44l위안(7만 5485원)에 달한다. 그간 중국 약품시장은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같은 일이 발생해 이목이 쏠린다. 중국 현지 약방에서 녠츠안 촨베이비파고의 소매가격은 한 병에 49.80위안(8524원)이고 온라인 약방의 소매가격은 48위안(8216원)으로 재고도 충분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미국에선 이 약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최근 미국 월스트리저널의 보도 영향이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의 한 건축디자이너가 감기에 걸렸는데 연속 10여일 기침이 멎지 않았다. 여러 가지 약을 복용했지만 호전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던 차에 홍콩에 다녀왔던 여자 친구가 그에게 촨베이비파고를 권했다. 15분이 지나자 기침 증상이 크게 호전되었고 호흡이 가파른 현상도 진정되었다. 그는 즉시 포스팅을 올려 주변의 친구들에게 이 시럽의 신기한 효능을 알렸다. 그 결과 이 시럽은 미국인들의 입소문에 의해 신속히 퍼졌다. 보도는 물론 이 시럽의 복용은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미국 현지 전문가들의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시럽은 미국에서 여전히 대박이었다. 중약방의 판매가격은 7달러이고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가는 70달러에 달했지만 여전히 매진이었다.
  
이 때문일까?. 녠츠안 비파고 생산 업체인 경소상 금활의약그룹(金活医药集团)의 이번 주 주가는 55%나 폭등한 적도 있었고 최종적으로 25% 올랐다. 금활의약의 재정보고에 의하면 2017년 6월말까지 반년의 총 매출 중 녠츠안 비파고가 42.6%를 차지했다. 2016년 녠츠안 비파고 시리즈의 매출규모는 2억 3600만 위안(403억 5600만 원)에 달했고 회사 총수입의 56.6%를 차지했다.

촨베이 비파고가 미국에서 갑자기 뜨게 된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올 봄 들어 미국이 10년래 제일 무서운 독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대륙의 의사는 “촨베이 비파고는 일종의 기침억제 시럽일 뿐 독감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신기한 효능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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