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통화 등락 엇갈리는 경향 강해지지만, 투자전략으로는 "글쎄"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사람은 저마다 하는 일에 따라 세상을 보는 방식이 있다. 매일 환율을 쓰는 기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원화환율과 엔화환율부터 살펴보는 것이다.

원화환율이 오르고, 엔화환율이 내려가면 그날 국제적으로 뭔가 반갑지 않은 뉴스가 있다. 코스피와 니케이225 등 아시아의 주가가 하락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15일과 같이 원화환율은 하락하고 엔화환율이 올라가면, 코스피가 상승한다. 니케이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시엔 원화환율과 엔화환율이 함께 등락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아시아 외환시장이 일종의 ‘엔 블록’과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엔을 아시아전체의 대표로 보는 시각은 의미가 없다. 엔에는 새로운 성격이 생겼다. 국제 금융시장의 안전지표다. 달러보다 더 안전한 통화로 간주된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세계 최대 채권국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원화는 이와 달리, 신흥국 통화에 해당해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날 가치가 떨어진다.

반대로 고수익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의욕이 높아지는 날 원화가치는 절상돼 원화환율이 하락한다. 이런 날 엔화환율은 상승한다.

이같은 ‘디커플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딱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밝혔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엔화는 국제통화로서 성격이 강하고, 위기상황에서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며 “그러나 원화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꽤 오래전부터 분류되고 있는데도 통화로서의 지위가 높지 않다”고 비교했다.

세계 11대 경제대국의 통화가 ‘신흥국 통화’로 분류되는 것이 다소 멋쩍기는 하다.

어찌됐든, 최근에는 원화환율이 하락하고 엔화환율이 상승하면 코스피가 상승하는 날이 많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100% 이대로 움직인다는 보장은 없다. 일반투자자는 로이터나 블룸버그 등 외신과 여타 관련뉴스를 통해 그날그날 개장직후의 환율동향을 파악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15일과 같이 원화환율 하락·엔화환율 상승한 날 코스피 매입 전략은 투자성공의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까. 이날 코스피는 오후 2시25분 현재 1.34%의 큰 폭으로 올랐다.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필승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원화환율 하락은 한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수출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 변동은 개별 기업에 따라 원인이 제각각이다. 회사의 실적이나 기술개발은 국제 시장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주가변동 요인이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 특유의 무슨 정치인 테마주는 경제금융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움직임을 갖고 있다.

이른 아침 남달리 일찍 환율을 봤다고 해서 주식시장 필승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단지, 그날의 시장상황을 분석·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원화와 엔화환율이 때로는 같은 방향을 보일 때도 있다. 국제시장의 투자의욕이나 위험회피보다 달러 자체의 강세·약세가 더 주목되는 날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금리인상이나 금리인하가 관건이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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