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보다 0.2%포인트 낮춘 2.4% 전망, "추경 등 재정집행 속도 높여야"

자료=금융연구원 제공
자료=금융연구원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한국금융연구원 마저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3개 기관 모두 내수와 수출 위축 등을 이유로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2.4%를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23일 "국내 경제는 올해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작년 11월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으로, 세계 경기 조정에 따른 수출 및 국내투자 부진, 올 1분기 경제지표 악화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날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수정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우선 민간소비(2.4%)는 실질소득 개선 및 정부정책의 긍정적 영향으로 완만히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건설투자(-3.9%)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주거용 건물건설 급증 기저효과로 인해 작년에 이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투자(-0.4%)도 2017년 반도체 산업 위주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종료되고 세계 경제둔화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지연 가능성으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취업자수는 전년대비 평균 14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8%를 기록할 전망이다.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통과시 경제취약층의 일자리 기회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제조업 업황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 외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 등 불확실이 큰 상황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를 제시했다. 주택가격 안정세, 정부의 교육 및 통신비 관련 복지정책 강화 등이 물가상승압력을 제약할 전망이다. 하반기 들어 개별소비세 및 유류세 인하 종료 등으로 점차 상승하겠으나 국제유가, 원화환율 변동폭 등이 변수로 남아있다.

국고채(3년물) 평균 금리는 작년 2.1%보다 하락한 1.8%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올해 초부터 완화된데다 국내 실물경기 부진과 낮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내수 측면의 상승요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흑자폭은 603억 달러로 지난해 764억 달러에 대비 상당폭 축소될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 조정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수지 적자와 외국인 증권투자에 대한 배당 지급 지속으로 서비스·소득·경상이전수지는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총수출은 –0.8%, 총수입은 –1.8%를 제시했다. 통관기준 수출(-9.5%)은 반도체 경기 조정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수출 물가도 하락함에 따라 작년보다 축소된 5477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통관기준 수입(-5.7%)도 건설 및 설비투자 둔화 지속으로 수입 수요가 줄고 수입 물가도 하락함에 따라 작년보다 축소된 5049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전년에 비해 상승한 1141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미·중 통상갈등 지속 여부, 국내 경기부진, 남북관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변수로 꼽았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잇따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전날 KDI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교역 부진이 지속될 경우 국내 성장률이 예상보다 0.1포인트~0.2%포인트 더 낮아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금융연구원은 "현재 경기 및 물가, 금융안정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통화정책의 여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특히 1분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재정집행 속도를 높이고 추경도 신속히 처리해 그 효과가 연내 나타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OECD도 지난 21일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을 우려하며 구조개혁 정책을 동반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고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성장률 회복을 위해 국회의 추경안 조속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장회 투쟁에 나서면서 언제쯤 국회가 정상화될지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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