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작년 해외부동산 투자 송금 확대…미국 · 동남아 順"
1인당 평균 3.6만달러, 자녀 유학자금 · 50대 이상 중국 송금 비중 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최근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한 송금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와 증시 부진, 저금리 지속 등으로 돈 굴릴 때가 마땅치 않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KEB하나은행을 통해 해외 송금과 환전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내국인)의 거래 데이터를 이용해 '해외 송금·환전 이용 현황 분석'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송금을 이용하는 내국인들은 개인 간 송금과 유학 자금 송금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해외부동산 투자를 위한 송금도 증가하는 추세다.

분석 결과 내국인의 1인당 평균 송금 금액은 3만6000달러 정도이며, 연간 3회 정도의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해외 송금도 증가했다.

국가별 부동산 투자 비중은 미국(32%), 말레이시아(25%), 베트남(22%), 캐나다(8%), 필리핀(6%), 태국(5%) 순으로 나타나 동남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부동산 투자 금액은 평균 97만6000달러, 캐나다는 50만3000달러 였다. 반면 베트남으로는 15만6000달러, 말레이시아 12만8000달러, 태국 11만1000달러, 필리핀 4만5000달러가 송금돼 동남아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64.7%로 가장 많았고 60대 16.6%, 70대 10.7%, 30대 7.4% 순을 보였다. 이중 VIP 고객은 36%를 차지했다.  

기업 고객도 해외 부동산업에 대한 직접투자 송금액이 2017년 대비 4.1% 증가했다.

또한 중·고등학생 자녀를 위한 해외 송금액이 대학생 자녀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연수목적의 송금 중 송금수취인이 10대인 경우는 미국(송금국가 기준 연 4만9000달러)과 캐나다(4만5000달러)인데 반해, 20대인 경우는 미국(4만달러), 영국(2만5000달러), 캐나다(2만3000달러) 순으로 나타나 중고등학생 자녀의 유학비용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송금대상국도 30대까지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송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40대부터는 중국으로의 송금액이 늘면서 50대 이상에서는 타국에 비해 중국으로의 송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구소는 이를 통관수입대금 지출이나 해외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한 송금 영향 때문으로 판단했다.

VIP 고객과 일반 고객의 송금 행태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VIP 고객 자녀의 유학 자금 송금은 63%가 미국에 집중돼 있는 반면 일반 고객은 미국(38%) 캐나다(21%), 영국(8%), 호주(6%) 등으로 분산됐다. 평균 송금액도 VIP고객은 5만2000달러, 일반 고객 3만7000달러로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은 연평균 1.9건의 환전 거래를 했으며, 주이용층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영업점 환전 고객 비중은 62%에서 47%로 감소한 반면 모바일 앱이나 토스, 환전지갑 등과 같은 비대면 채널 비중은 9%에서 25%로 늘었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수료가 저렴하고 이용이 편리한 비대면 채널로 환전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 영업점 환전 거래 중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환전하는 경우는 14%에 불과했고, 51%가 여행 후 남겨온 외화를 재매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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