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정보사회 최강자 한국시장, 외국기업에 국내 강자들이 밀려난다

아프리카 화면. /사진=아프리카TV 화면캡쳐.
아프리카 화면. /사진=아프리카TV 화면캡쳐.

[최공필 박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동안 한국 사회관계망의 절대 강자였던 싸이월드다. 지금은 미니홈피를 한다는 사람 찾기가 힘들다.

연예인들의 싸이월드 한마디에 대중들이 들썩들썩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으로 모두 몰려갔다.

한국시장의 절대강자라는 자리에 안주하고 있다가 어느덧 외국의 강자에게 국내시장마저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첨단기술 시장에는 아직도 한국 고유의 절대강자들이 있다. 아프리카TV와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이다.

동영상시장에서는 아프리카가 2005년부터, 포털시장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이 2000년대 초부터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 경쟁업체인 동영상의 유튜브와 포털의 구글과 야후가 한국에서만큼은 감히 힘을 쓸 수 없게 만든 동네 대장들이다. 야후는 한국시장에서의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2012년 짐 싸서 떠났다.

하지만 동영상시장에서는 2019년 지각변동의 조짐이 나타났다. 너도나도 "유튜브한다"는 선풍이 한국에도 몰려왔다.

유튜브가 지난해 31%의 광고매출 증가를 기록한 배경은 한국시장에서의 약진이 큰 역할을 했다. 로이터는 한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유튜버가 희망하는 미래직업 순위 5위라고 보도했다.

명절 때 어른들이 "직장 그만두고 뭐 할래"라고 물었을 때 "유튜브합니다"라고 하면 간혹 "나도 같이 하자"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합니다"라고 하면 "갑자기 거긴 왜 가느냐"는 답만 나올 것이다.

유튜브의 이같은 약진이 동네대장 아프리카가 뭘 잘못한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 세계적 기반을 가진 유튜브의 다양한 동영상 분야를 감안하면, 이제서야 한국시장에서 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상당히 늦은 편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유튜브와 아프리카 사이에는 고유의 영역이 있다. 요즘 애들은 전혀 모르는 1970년대 한국 가요 한 곡을 듣고 싶으면 아프리카가 아닌 유튜브를 찾는다. 이런 쉬운 차원의 동영상 수요를 가진 사람이 아프리카 화면을 들어가면 뭔가 어려운 세상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현장 실황중계를 하는 스트리밍이라면 유튜브가 아닌 아프리카가 현재로서 정답이다.

하지만 10년이 아니라 지금처럼 자고 일어나면 강산이 바뀌는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나만의 장점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상대도 함께 무장하고 나타나는 날이 언제든 올 수 있다.

유튜브를 갖고 있는 구글은 포털시장에서도 한국의 기존 양대강자들에게 거세게 도전하고 있다.

아직은 구글이 어떤 국내인물의 상세한 이력서를 찾는데는 국내 포털에 비해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위키백과와 같은 개방형 정보데이터베이스가 활성화되고 있어서 간격이 크게 좁혀졌다.

국제적인 검색은 여기서도 구글의 고유한 강점이다.

동영상이나 포털이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유용한 도구일 뿐이지 국내기업이냐 외국기업이냐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싸이월드부터해서 네이버와 다음, 아프리카에 이르는 미래 소통수단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 있다.

50억 명 인구의 세계에서 한국은 5000만 명이 사는 나라지만, 국민들 특유의 정보시대에 최적화된 성향으로 인해 정보기술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엄청나다. 5G 통신망을 만들면 그 어느라보다 빨리 사업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준 나라다.

싸이월드와 아프리카가 페이스북과 유튜브보다 먼저 사업이 번창했던 건 이런 덕택이다. 이 힘으로 국내포털이 외국 포털을 쫓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의 도전, 컨텐츠가 전 세계를 포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배를 마신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정보사회의 지속가능한 번창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해 줄 수 있는 곳이 한국인데, 그 매개가 되는 수단은 외국 것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우리 스스로의 자승자박 때문이 아니냐, 그도 아니면 현재에 지나치게 안주하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강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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