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산하 농협금융그룹(회장 임종룡)에 대한 박근혜정부 차원의 개혁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의 경우 그간 온갖 사고에 얼룩져 고객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데 이어 사외이사 선임마저 권력당국 출신 또는 금융감독당국 출신을 줄줄이 영입키로 해 빈축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두철미한 내부 개혁을 이뤄야할 조직이, 한동안 금지됐던 금융당국 출신 인사를 서슴지 않고 영입, 바람막이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유발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농협금융그룹은 그간 수많은 사건 사고로 국민적 지탄을 받아왔다. 잇따른 전산사고에 이어 최근엔 농협은행 소속 농협카드에서 수천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고객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 뿐 아니다. 농협은행 등은 매년 국정감사가 진행될 때마다 금융사고가 많은 곳으로 지적받곤 했다.
 
따라서 이런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그리고 이들의 자회사가 취해야 할 일은 겸허한 반성과 개혁이다. 또한 이를 통해 국민적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농협금융그룹과 농협은행 등이 행하는 행위는 어떠한가.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재무부 출신으로 영입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사외이사, 감사 마저 금융당국 또는 권력기관 출신들로 채워나가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작태다. 
 
최근까지만 해도 금융감독원 출신의 금융회사 낙하산은 금기처럼 여겨져 왔다. 특히 지난 정권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은 절대로 감독원 맨을 금융회사에 낙하산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더 이상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간 유착의 고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어느새 흐물흐물 사라져 가고 있다. 금감원이 낙하산을 묵인하고 금융기관들은 내놓고 감독기관 출신을 영입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농협의 최원병 회장은 이명박 정부때 선출된 사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학연도 종종 거명됐던 사람이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이명박 정부때 차관과 장관급을 지낸 인사다.
 
그런데 이들이 공교롭게도 박근혜 정부에서 농협중앙회와 산하 농협금융그룹을 나눠 이끌고 있다.
 
물론 이제와서 이들이 이명박 정권때 잘 나갔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비록 그들이 이명박 정부때 잘 나갔던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금 정부의 개혁기조에 협조할 필요는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이후 줄곧 공기업 또는 국민이 주인인 기업의 개혁을 강조해 왔다. 정부 당국과 특정기업간 유착관계도 끊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농협카드 등이 대규모 고객정보를 유출시켰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도 높은 개혁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 주문이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금융그룹에서 이런저런 낙하산 인사가 자행되고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감사원 출신이 농협금융 계열 감사로 내려오지 않는가 하면 금융감독원 출신이 농협계열 금융회사 사외이사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지적하고 싶다. 제발 농협과 농협금융도 정부의 개혁의지에 동참해 달라고 말이다. 또 농협과 농협금융 자체의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박근혜 정부가 직접 나서 농협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국민들의 절실한 바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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